사설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진 지난 7월 15일 청주 오송읍 쌍청리 도로 한켠에 침수 차량이 방치돼 있다. 2023.7.15 사진=연합뉴스.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진 지난 7월 15일 청주 오송읍 쌍청리 도로 한켠에 침수 차량이 방치돼 있다. 2023.7.15 사진=연합뉴스.

계묘년(癸卯年) 한해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이맘때에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것은 성찰과 동시에 새로운 희망을 품기 위해서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상투적인 말이 올해는 폐부를 찌른다. 그만큼 사고로 얼룩진 해였다. 상당부분 사고는 대처를 철저히 했으면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올해는 유난히 자연재해가 많았다. 대형 산불과 역대급 폭우는 엄청난 인명?재난피해를 가져왔다. 그 후유증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충남 홍성군 서부면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은 50여 시간동안 꺼지지 않아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불로 1454㏊의 산림과 주택 등 건물 70여 채가 소실됐다. 비슷한 시각 대전 서구 산직동에서 산불이 일어나 산림 752㏊가 잿더미로 변했다. 앞서 3월에는 대전 대덕구 목상동에 위치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제2공장 1개를 모두 집어삼키고 공장 물류동에 있던 타이어 21만 개를 태웠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지역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

7월에는 역대급 물폭탄으로 피해가 속출했다. 청양지역에 사흘 동안 6백㎜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마을과 농경지가 물바다로 변했다. 세계문화유산인 공주 공산성이 물에 잠겼고, 논산에서는 산사태로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충북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는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다. 무려 14명이 목숨을 잃고 9명이 부상을 입은 것이다. 성탄절 전날인 지난 24일 세종시 조치원읍 죽림리 소재 목욕탕 여탕 내에서 감전사고가 발생해 70대 주민 3명이 사망했다. 궁평2지하차도 사고나 목욕탕 감전사고는 안전불감증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점검을 잘했으면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이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따지고 보면 지구온난화도 인류가 초래한 것이다. 자연재해, 대형사고가 남긴 교훈을 망각하면 언제든지 똑같은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철저한 대비만이 인명과 재산피해를 줄일 수 있다. 갑진년(甲辰年) 새해는 무엇보다 사고 없는 일상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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