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림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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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발생한 산불 피해 면적이 무려 500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구장 7000개에 달하는 산림을 태운 것이다. 지난해 산불 발생 건수·피해 면적은 596건·4992㏊로 최근 10년(2014∼2023년) 평균 567건·4003㏊보다 각각 5%·25% 증가했다. 산림청이 어제 발표한 최근 10년간 산불피해 현황에서다. 하루 평균 1.6건의 산불이 발생할 정도로 산불이 잦았다. 지난해 4월 2일에는 35건의 화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초순 충남 곳곳에 산불이 일어나 엄청난 피해를 냈다. 홍성군 서부면 중리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은 3일째 이어지면서 1450여ha의 산림을 집어삼켰다. 주택·축사 등 70여동이 불에 탔고 가축 수백마리가 타죽었다. 홍성뿐 만 아니라 당진, 보령, 금산, 부여 등 도내 7개 지역에 산불이 나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전 서구 기성동에서 발생한 산불은 장태산 휴양림 인근까지 번져 시민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피해가 워낙 크자 정부는 홍성·당진·보령·금산·부여 등 도내 5개 지역을 산불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에 이른다.

산림을 가꾸는데 수십년이 걸리지만 잿더미로 변하는 건 순식간이다. 얼마나 황량한지 홍성 산불 현장은 생생히 보여준다. 지난해 발생한 산불의 원인은 입산자 실화가 170건(29%)으로 가장 많고, 쓰레기 소각 72건(12%), 논·밭두렁 소각 57건(10%) 등의 순이다. 담뱃불 실화도 54건(9%)이나 된다. 산불의 99%가 사람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조심하면 산림을 온전히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

논·밭두렁 태우기는 영농에 도움이 되지 않지만 여전하다. 담배꽁초를 아무 곳에나 던지는 이들이 꽤 있다. 산림청은 어제 정부대전청사에서 ‘2024년 산불방지대책’을 내왔다. 산불을 초기에 감지하기 위해 인공지능(AI)기반 산불감시체계인 ‘ICT 플랫폼’을 전국 2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무리 훌륭한 장치라도 시민들이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갖지 않으면 효율은 반감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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