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서해 바다를 붉게 물들인 노을처럼 계묘년(癸卯年)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충남 보령시 웅천읍 일대 해안에서 육군 32사단 독수리여단 대원이 경례를 하고 있다. 북한의 각종 미사일 발사, 무인기 도발, 군사정찰위성 등 끊임없는 도발 속에서 군은 철통같은 안보 태세로 갑진년(甲辰年) 새해에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경찬 기자 chan8536@cctoday.co.kr

[충청투데이 조재근 기자] 한 해의 끝자락에서 되짚어본 계묘년 충청권은 하루하루 환희와 슬픔이 교차했던 일년으로 기억된다.

지역의 다수 숙원들이 결실을 맺어 충청의 미래를 위한 초석이 됐지만, 또다시 반복된 인재(人災)와 안타까운 사건사고들로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을 잃는 한 해로 기록됐다.

코로나19 종식 선언과 함께 오랜 기간 마스크에 가려졌던 일상회복 기대감도 잠시, 고물가와 고금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복합위기가 겹치면서 서민 경제에도 한파가 휘몰아쳤다.

여당 소속 단체장들이 모두 당선된 충청권 민선 8기 출범 2년차를 맞아 지자체마다 굵직한 현안 사업들이 연이어 정부 사업에 반영되며 지역의 오랜 숙원을 이룬 한 해였다.

충청의 염원인 세종의사당 건립 규칙과 세종시법 재정특례 국회 통과로 명실공히 행정수도로 향하는 계기가 마련됐고, 대통령실 제2집무실 설치도 차질 없는 추진이 약속됐다.

산업 생산기반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대전과 충남 천안, 충북 충주 등이 국가첨단산업단지 후보지로 최종 결정돼 향후 미래 충청의 먹거리 확보에도 청신호가 예상된다.

대표 소비도시인 대전의 패러다임을 바꿀 변혁의 계기도 있었다.

일류 경제도시를 내세운 민선 8기 대전은 이차전지 기업인 SK온과 글로벌 바이오기업 머크社 유치를 이뤄낸 해가 되기도 했다.

반복되지 말아야 할 ‘인재성 참사’ 역시 올해도 어김없이 발생해 안타까운 오점을 남겼다.

충청권에 역대급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7월 15일 오전 출근길 청주 미호강이 범람해 인근 오송 궁평2지하차도가 물에 잠겼고, 차량 17대 침수되면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시민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미 많은 비가 예보돼 하천 범람과 제방 붕괴 위험이 일찌감치 감지됐음에도 모래성에 불과한 임시제방과 행정당국의 어처구니없는 대응이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올해 교육계에선 교권 문제가 유독 두드러졌다.

수년간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던 교사가 안타까운 선택을 한 사례가 끊이지 않았고, 대전에서도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세상을 등진 사건도 있었다.

교사들의 잇따른 비극에 교권보호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학생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2020년 만들어진 충남학생인권조례는 결국 폐지되는 일이 벌어졌다.

훗날 역사의 한 장으로 기록될 다사다난했던 2023년이 저물고 있다.

숨 가쁘게 달려온 올 한해 충청투데이 독자들이 소망했던 기대와 행복을 모두 이루셨기를 바라며, 새롭게 쓰일 희망찬 2024년 갑진년 새해도 가족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얼굴에 웃음 꽃 피울 수 있는 해가 되길 기원한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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