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 ETRI 공공국민생활표준연구실 책임연구원‘공학도는 국민의 편의를 위해 돈이 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필자가 연구원에 들어오기 전 교수님으로부터 받은 공학도의 역할이었다. 어릴 때 TV에서 봤던 만화영화에서 흰 가운을 입고 멋진 로봇을 만들거나 시험관이 줄지어 선 실험실에서 현미경이나 천체 망원경을 들여다보는 멋진 과학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결국 머리에서 연구원이나 과학자라는 말을 버리고 공학하는 사람, ‘엔지니어’라는 말을 장착해야 했다.돈이 되지 않으면 개발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경제 논리를 따르기 싫다면
이대식 ETRI 진단치료기연구실 책임연구원어느 소년 이야기이다. 소년은 한 시골의 돈 없는 집 늙은 부모의 7남매의 막내였다. 밭일하시다가 막내아들 생각나서 국수 삶아 쉬는 시간에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 어머니가 찾아오셨다. 친구들이 “너희 할머니 오셨다”라는 말에 소년은 “할머니 없는데…” 하면서 밖으로 나가 보았다. 그 자리에는 오십 대 초로의 어머님이 서 계셨고, 친구들 눈에도 영락없는 시골 할머니였다. 교실 책상 위에 펼쳐진 국수 그릇을 앞에 두고 먹지 않으면 집에 가지 않겠다는 어머님 호령 앞에 소년은 소리 없이 울면서 국
[충청투데이 충청투데이] 정부출연연구원에 근무 중인 연구진은 연구결과물이 우리 삶의 현장에 상용화되고 실제 사용돼 국민의 생활 편의와 안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기술 상용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의 가장 큰 축인 중소·중견기업이 기술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의 성장파트너 역할을 수행 중이다.필자가 근무 중인 연구원 또한 ‘미래사회를 만들어가는 국가 지능화 종합연구기관’이란 비전 아래 착실히 제4차산업혁명을 이끌어가고 있다. 소재·부품, 인공지능, 통신, 융합 등 정보통신기술(ICT) 전 분
최두호 ETRI 미래암호공학연구실장올해 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세계최초로 상용화된 양자컴퓨터가 등장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컴퓨팅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즉 얽힘과 중첩과 같은 양자 역학적인 현상을 활룡해 자료를 처리하는 계산용 기계라 불린다.기존 컴퓨터에는 진공관이나 트랜지스터, 집적회로 칩 등을 활용해 컴퓨터를 이뤄왔는데 이젠 물리적인 한계에 다다르게 됐다. 컴퓨터 부품이 이젠 원자의 크기와 비슷해 진 것이다. 결국 이와 같은 문제점으로 양자의 속성을 이용한 컴퓨터가 점점 논의돼
이한협 ETRI 광네트워크연구실 책임연구원며칠 전 딸아이가 자기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온다면서 영화 관람을 제안했다. 최근 도입된 유연근무제 덕분에 일찍 퇴근할 수 있어 온 가족이 오랜만에 영화 번개를 했다. 함께 본 영화의 제목은 ‘커런트 워’ 였다. 제목만 봐서는 도무지 무슨 영화인지 알 수 없었다. ‘커런트(Current)’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현재’라는 뜻이지만 과학용어로 ‘전류(電流)’라는 뜻도 있다.영화 스토리는 지금으로 치면 스타 과학자인 토머스 에디슨과 천재지만 주목받지 못한 과학자 니콜라우스 테슬라에 대한 이야기다.
정성욱 ETRI 지능형지식콘텐츠연구실 선임연구원필자는 연구원에서 20년 가까이 재직하면서 많은 기술이 개발되고 실제로 서비스로 연결되는 과정을 겪어왔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기술이라도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으면 도태되고, 특이점이 없는 기술이라도 상용화돼 쓰이는 경우도 보았다. 연구개발을 하게 되면서 이런 기술들이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지고 이용되는지에 대해서 다양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2000년 초반 연구원에 입사하고 나서 처음으로 맡은 일은 정보보호 분야의 물리 보안에 관련된 연구를 하게 됐다. 지금에서는 일반화 됐지만 영상에서 얼
한병옥 ETRI 인간로봇상호작용연구실 선임연구원필자가 딥러닝(Deep Learning)이라는 용어를 처음 들은 것은 박사과정 학생으로 연구에 한창 집중하고 있었던 2013년이었다. 이제 갓 입학한 석사과정 후배는 딥러닝 기술을 이용하면 인간 두뇌에 근사한 모델을 설계할 수 있으며 이것이 인공지능의 미래일 것이라는 당시로는 다소 허황된 말을 들려주었다. 하지만 미래는 후배의 편이었다.딥러닝이란 인간이 이해하고 있는 세상의 정보를 기계가 학습하는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 기법의 일종이다. 딥러닝의 놀라운 성과는 카메라
지난 10일 ‘이노베이트 코리아 2019’ 포럼에 다녀왔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경계를 넘어서’였다. 여기서 ‘경계’란 다양한 의미를 가지는데, 인간과 공학의 경계를 넘어 인간과 인공지능, 지구와 우주, 가능과 불가능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한 시도들의 집합을 의미한다. 우리 주변에 가로막혀 있는 일종의 칸막이를 걷어내자는 의미로 들렸다.행사에서 1부는 우주탐사, 심해탐사 등 확장되고 있는 인간의 활동 영역으로 구성됐고, 2부에서는 인공지능(AI)과 생명, 법률,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융합과 혁신의 폭넓은 주제가 논
필자가 근무 중인 연구원은 우리나라 최대의 ICT 연구기관으로서 지난 40여년 동안 수많은 연구개발(R&D)을 수행해왔다.연구원의 역사가 우리나라 ICT의 역사로 인식될 만큼 다양하고 주목할 만한 ICT 기술을 개발하여 확산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 편의와 국가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경쟁 강도 및 범위 증가, 시장 수요의 다변화, 사업 구조 변화 등 내·외부 환경이 급속히 변화함에 따라 근래에 임팩트가 큰 성과물이 안 보인다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더욱이 최근에는 제4차 산업혁명과 같은 거대한 패
2017년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킨 전문점 수는 약 3만 8000개다. 이는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 3만 4000개 보다 많은 수치다. 흥미로운 점은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치킨 전문점 보다 많은 약 5만 7000개로 집계되고 있다. 생계가 걸린 사업을 시작하는 점주들의 입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적당히 성공하고 있는 사업영역에 뛰어들어 위험을 줄이고자 하는 마음이 이해된다. 또 다른 통계로 서울시 조사결과, 서울에서 3년 이내 폐업률이 가장 높은 업종 1위는 치킨집, 2위는 호프·간이주점 그리고 3위가
필자가 ‘초연결 시대’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한창 5세대 이동통신(5G) 시스템을 연구하던 학위과정 때였다. 낯설게 들리던 이 말은 어느덧 얼마 전 국내에 개통한 5G 서비스를 대표하는 단어가 됐다. 5G 이동통신 서비스가 개통한 지 10일 만에 가입자 수가 15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몇몇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가진다. ‘지금 쓰는 4G 통신망을 사용하면서 속도가 느려 걱정한 적이 없는데, 5G 통신망이 필요할까?’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서비스에 만족한다면 문제없는데 앞으로 더 나은 서
레이더(RADAR)는 전파를 사용해 목표물의 거리, 각도, 속도를 측정하는 시스템으로 radio detection and ranging의 약자이다. 주로 군용에서 사용해왔지만 최근 자율주행자동차의 핵심 센서 기술로 부각되면서 민용 레이더 기술도 더욱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자율주행자동차에 장착된 레이더는 주변의 차량, 보행자, 방해물 등을 탐지해 차량의 이동 가능 공간을 파악하고 위험 상황을 대피하기 위해 활용되며, 더 넓게 더 멀리 더 높은 해상도로 탐지하기 위해 폭넓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차량 주변 환경을 탐지하는 레이더 기술
역사적으로 혁신적인 발명품들은 인류에게 큰 선물을 안겨줬다. 페니실린은 항균을 통한 수명 연장을, 백열전구는 밤을 환하게 밝혀줌으로써 활동 시간을 비약적으로 증가시켜줬다.특히 ICT는 엄청난 계산 능력과 광범위한 연결성을 무기로 우리의 생활 방식을 근본부터 바꾸고 있다. 가령 인터넷을 매개로 이전과는 비교도 불가능한 양의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됐으며, 심지어 스마트폰은 이러한 정보들을 한 손에 들고 다닐 수 있게 만들었다. 또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기술은 머지않아 운전면허증이 필요 없어질 시대를 조금씩 앞당기는 중
[충청투데이] 오늘날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단어들이 점차 익숙한 용어들로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본 혁명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의 경우, 구글의 알파고를 통해 전 세계의 관심을 끌게 됐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상생활과 멀게만 느껴졌던 인공지능 기술은 이제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익숙한데, 바로 삼성전자의 빅스비, 애플의 시리(Siri)와 같은 인공지능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의 일상생활 속으로 점점 파고들고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 스피커나 인공지능 로봇과 같이 정보통...
[충청투데이] 전자·통신·컴퓨터 분야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이전부터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도의 인공지능-기계학습-딥 러닝 기술의 발전은 예상을 뛰어 넘어 경이로울 정도이다. 해마다 더 많고 놀라운 성과들이 전 세계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며 필자는 연구자로서 놀라움과 동시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된다. 해당 핵심 기술들은 일반화가 잘돼, 어느 특정 분야에만 잘 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분야에서 쓸 수 있는 기술이 돼 가고 있다. 특히 이런 기술 중 많은 수가 공개(open access) 돼 많은 연...
[충청투데이] 명함을 주고받지 않고 악수만으로도 명함을 교환할 수 있다면 어떨까? 좋아하는 사람과 이어폰을 나누어 끼지 않고 손을 잡고 걸으면서 같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면? 필자가 소개하고자 하는 인체통신은 바로 이런 재미난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자 연구를 시작한 기술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연구그룹은 10여 년 이상 오랜 기간 동안 인체통신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해 왔다. 인체 통신 기술은 사람의 몸을 통해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동안 많은 관심을 받아 왔다. 특히 인체를 통해서 정보가 전달되기 때문에 사용자의 생활을 기록...
[충청투데이] 지난달 미국의 인공지능 비영리 연구재단 오픈 에이아이(Open AI)에서는 자동번역, 질의응답, 대화 시스템 등에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는 ‘GPT-2’라는 언어 모델(Language Model)에 관한 연구를 공개했다. 특히 GPT-2는 임의의 텍스트를 입력받아, 이를 기반으로 사실적인 그러나 가공된 이야기를 작성하는데 놀라운 능력을 발휘했다. ‘과학자들이 안데스 산맥의 미등정 계곡에서 한 무리의 유니콘을 발견했는데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들이 완벽한 영어를 구사한다는 것 이었다’는 문장을 입력하자 GPT-2는 진화 생...
[충청투데이] 자유롭게 벽과 천장을 다닐 수 있는 게코 도마뱀, 물에 젖지 않고 표면의 이물질들을 자연적으로 씻어 보낼 수 있는 연잎, 극한의 환경에서 물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선인장 등 생존을 위해 각자만의 특별한 기능을 가지는 자연계의 다양한 생명체의 놀라운 신비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동식물들은 수십억 년 지구의 역사동안 주위 환경에 적응하며 기능을 최적화시켜 왔기에 많은 연구자들은 이러한 기능을 발현시키는 원리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 왔다. 측정 기술과 미세 제작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생명체가 가...
[충청투데이] 정부의 적극적 일자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실 일자리 문제는 정부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일자리는 구조적으로 아주 복잡한 문제여서 실업의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일반적으로 인구구조 및 노동력 구조의 변화 등 노동공급 측면과 경제상황, 산업구조의 변화 등 노동수요 측면에서 상호 원인이 충돌한다. 특히 우리나라 실업은 일자리 수의 부족뿐만 아니라 안정적 직장, 좋은 일자리를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중소기업에 대한 취업기피가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충청투데이 충청투데이] 특허의 가치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누군가가 특허에 관한 기술을 상업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가치를 말하기는 어렵다. 특허 소유자가 직접 사업화를 하는 경우라면 관련 시장에서 다른 경쟁자들이 그 특허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권리가 바로 특허권이다. 특허 소유자가 타인의 특허사용을 허락한다면, 그 대가를 받을 수 있다. 특허 서비스 산업 분야는 특허사용에 대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근거한다. 이 분야에서 가치란 독립적으로 존재하던 정보들이 서로 통합됐을 때에야 실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