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과학포럼] 자연모사 공학에서 에너지 소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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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과학포럼] 자연모사 공학에서 에너지 소자까지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2월 11일 16시 22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2월 12일 화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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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ETRI ICT소재연구그룹 선임연구원

자유롭게 벽과 천장을 다닐 수 있는 게코 도마뱀, 물에 젖지 않고 표면의 이물질들을 자연적으로 씻어 보낼 수 있는 연잎, 극한의 환경에서 물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선인장 등 생존을 위해 각자만의 특별한 기능을 가지는 자연계의 다양한 생명체의 놀라운 신비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동식물들은 수십억 년 지구의 역사동안 주위 환경에 적응하며 기능을 최적화시켜 왔기에 많은 연구자들은 이러한 기능을 발현시키는 원리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 왔다.

측정 기술과 미세 제작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마이크로·나노 구조를 손쉽게 관찰할 수 있게 됐다. 또 이를 모사(模寫)함으로써 표면 오염 없이 반복적으로 탈부착 가능한 건식접착구조, 물에 젖지 않는 초소수성 표면, 빛의 흡수를 조절할 수 있는 렌즈 구조 등과 같이 보다 새로운 기능들을 가지는 물질과 구조에 대한 연구들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실제 어플리케이션에 적용, 효율과 성능을 높이고자 하는 상용화 관점의 접근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필자 역시 학위기간 동안 반도체공정과 고분자 재료를 이용하여 다양한 자연계의 현상들을 모사하고 그 원리를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응용하기 위한 방법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ETRI에 입사해 에너지 소자인 열전(熱電) 소자의 인체 적용을 위한 제작 및 평가에 관련된 연구에 참여중이다.

열전소자는 주위의 열을 전기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소자다. 발전소나 자동차와 같이 열원이 있는 곳에 적용, 오염원이나 부산물 없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청정 발전 소자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함에 따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기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람의 신체 상태를 측정 및 전송할 수 있는 생체 센서나 스마트 팜과 스마트 팩토리의 환경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과 같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전송해야 하는 응용 기기들은 필연적으로 전원 공급에 대한 해결책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온도차만 존재하면 안정적으로 발전이 가능한 열전 소자는 이러한 부분에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자연모사 공학과 열전소자, 언뜻 보기에는 전혀 다른 분야의 연구 같지만 살펴보면 다양한 부분에서 연관관계를 찾아 적용할 수 있다.

먼저 체열을 최대한 수집하기 위해서는 피부와의 균일한 접촉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 피부의 거칠기를 따라 균일한 접촉을 가능하게 하는 유연 건식 접착 구조의 개념을 도입할 수 있다. 반대편의 냉각부에는 인체의 땀샘이나 솔방울과 같이 주변 환경에 따라 자연적으로 구조를 바꾸어 물의 증발량을 조절할 수 있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효율적인 방열 기능을 부여 할 수 있다. 아울러 대기 중에 존재하는 수분을 포집하여 이를 냉각을 위해 사용하는 시스템을 설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연은 최고의 스승’이라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말처럼 연구자들은 여전히 수많은 아이디어들을 자연으로부터 얻고 있다.

설계, 재료, 공정, 응용 분야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하는 융합학문의 시대에서 자연모사 공학은 미래의 기술 발전에 중요한 방법론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자연이 준 선물로부터 출발한 개념들이 우리의 응용 기술과 잘 어우러져 실제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