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경 ETRI 유연소자연구그룹 연구원

오늘날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단어들이 점차 익숙한 용어들로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본 혁명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의 경우, 구글의 알파고를 통해 전 세계의 관심을 끌게 됐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상생활과 멀게만 느껴졌던 인공지능 기술은 이제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익숙한데, 바로 삼성전자의 빅스비, 애플의 시리(Siri)와 같은 인공지능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의 일상생활 속으로 점점 파고들고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 스피커나 인공지능 로봇과 같이 정보통신기술(ICT) 기기와의 다양한 결합을 통해 우리는 부쩍 다가온 인공지능의 시대를 체감하고 있다.

필자가 속한 ETRI는 ‘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ICT Innovator’라는 비전을 가지고 제조, 국방, 의료, 문화, 교육은 물론 농·축·수산업 등 사회 전반에 걸쳐 ICT를 통해 산업의 구조를 지능화시키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본 혁명의 핵심 기술 분야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드론 등의 분야 연구를 통해 국민 개개인의 삶을 편리하게 향상시키고자 SW·콘텐츠, 초연결통신, 방송미디어, ICT소재부품분야 전반에 걸쳐 기술 개발을 통해 국가의 신가치 창출 및 산업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렇듯 새로운 혁명시대 기술의 실현을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하드웨어의 발전도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 즉 미래소재·소자 기반 기술 없이 인공지능, IoT 등 산업 고도화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미래 소재 및 소자에 대한 기술을 선점하는 국가가 다가오는 또 다른 산업혁명의 진정한 승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하드웨어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물리, 화학, 재료공학 등 다학제 간 기초연구를 기반으로 창의적 아이디어를 통해 혁신적인 기술 실현을 위한 센서, 지능형 반도체 등을 구성하는 미래소재 발굴 및 원천 기술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물론 소재뿐만 아니라 소자, 센서, 디스플레이의 초고속화, 대용량화, 저 전력화를 위한 선도 연구 강화 및 원천 기술 확보도 중요한 사항들이다.

필자가 연구 중인 실감소자연구본부에서도 이러한 추세에 뒷받침 될 수 있는 하드웨어 발전에 매진 중이며 특히 개인 맞춤형(IoH, Internet of Humans) 기술에 적용할 수 있는 소자 개발이 한창이다. 최근에는 체내 삽입이 가능하도록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초경량 전자소재·소자를 개발해 다양한 인체정보를 획득, 처리 및 전송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간의 감지 한계를 뛰어넘는 초감각 디바이스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또 가상·증강현실용 디스플레이 또는 홀로그램 개발을 통해 초실감 공간생성 및 체험 극대화를 위해 공간 인터랙션 디바이스의 개발로 한 발 앞선 산업혁명을 맞는 기술 구현에도 힘쓰고 있다.

이처럼 새롭게 다가오는 파고는 물리, 디지털, 그리고 생물 세계가 융합돼 경제와 사회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새로운 산업시대를 의미한다.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 실현을 위해서는 전 기술 분야의 융·복합적인 발전이 필수적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혁명 속에서 핵심 기술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소재·소자 기술의 균형적인 발전을 통해 우리의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된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 줄 새로운 미래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