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기 ㈔전국한자교육추진 총연합회 청주지회장

한자는 우리 말 한국어를 구성하는 필수 요소다. 많은 한자의 뜻을 써서 만들어진 우리 말을 표기(表記)할 때는 한자와 한글로 같이 쓸 때 의사 전달이 분명하고, 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를 쉽게 구별하면서 품격(品格) 있는 문서가 될 것이다.

우리 말 70%가 한자에서 태생되었고, 전문직 용어 90% 이상이 한자어로 되어 있는 언어 체계에서는 반드시 한자를 배우고 써야할 문자다. 이제 우리는 최소한의 상용 한자라도 배워 익히면서 일상 생활 속에서 이를 활용해야 한다.

한자 공부를 많이 해서 지나간 구시대인 지배 계급 및 일부 지식인 선비들이 나라를 좌지우지하던 때로 회귀(回歸)하거나 한자 지상주의(至上主義)의 나라로 가자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한세기도 더 지난 일제의 정책으로 말살됐던 우리 말을 되찾고 한글도 깨우치지 못한 문맹율(文盲率)을 타파하기 위한 순수하고 애국적인 발상에서 한글 전용 정책을 시행했지만 우리 말의 구조상 어려운 면이 있었다.

한글 전용 50여년이 지난 결과는 처음 우려대로 우리의 언어 체계에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말을 듣고도 그 분명한 뜻을 알아 듣지 못하고, 한글만으로 써놓은 글을 읽고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OECD 세계 문명국가 중에서 한국 국민의 문해력이 세계 최하위권이라는 국제적으로 수치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고 언론이 말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말 글 속에 나오는 한자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나온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한글은 온 세계인이 인정하는 지상 최고의 표음문자다. 다만 간단 명료하게 의미어를 구성하는 조어력(造語力)이 없는 문자여서 앞으로도 우리는 한자의 뜻을 써서 모든 어휘(語彙)를 만들어 쓰는 전통과 관행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한글 전용화를 제대로 하려면 한자 교육을 더 강화해야 한다. 한자를 많이 아는 사람만이 온전하게 한글 전용을 실행 할 수 있다. 우리 국민의 삶의 질이 나아지고 국민 문맹율도 해소된 지 오래 되었으니 국가는 문자 정책을 과감하게 수정 보완해 사회 각계에서 최소한의 상용 한자를 활용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계몽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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