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소행 충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고향사랑기부제는 말 그대로 고향과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부로 표현하는 제도다. 출향민이나 지역을 아끼는 분들이 기부하면, 그 재원이 다시 지역 발전을 위해 쓰인다. 보통은 청소년 장학금이나 주민 복리 사업에 사용되지만, 최근에는 소상공인을 직접 돕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기부가 단순히 선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가게의 내일을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충남신용보증재단은 올해 홍성군과 함께 청년 로컬창업·디지털 전환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홍성군이 재단에 맡긴 1억 원의 사업비는 고향사랑기부금으로 마련된 재원이다.
이 재원으로 청년 창업자 25개 팀을 선발해 교육과 컨설팅, 보증과 디지털 전환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로컬 창업자는 최대 5000만 원까지 보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운영 중인 청년 사장님은 디지털 전환 지원금 200만 원을 받아 디지털 인프라 도입과 온라인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단순히 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실행하고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다.
현장에서는 벌써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홍성에서 창업을 준비 중이던 한 청년 꽃집은 인테리어 비용과 홍보 제작비를 지원받아 사업을 성공적으로 개시했고, 디지털 교육을 받은 청년 카페는 무인냉장고 도입과 마케팅 비용을 지원 받아 고객층을 넓혔다.
이처럼 기부가 실제 사업자의 손에 닿아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고향사랑기부금은 특별하다.
지난 5월에는 제주신용보증재단과 뜻깊은 행사를 열었다. 충남재단 직원들은 제주도에, 제주재단 직원들은 충남도에 서로 고향사랑기부금을 기탁하는 교차 기부 행사였다.
우리 임직원 56명이 참여해 600만 원을 제주에 기부했고, 제주재단 임직원들도 충남에 360만 원을 기부했다.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두 지역이 서로를 응원하고 상생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충남과 제주가 보여준 작은 연대가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 간 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금은 취약한 이웃을 향할 때 더 큰 의미를 가진다.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 제11조에는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에도 기부금을 활용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지자체가 기부금을 재단에 출연하면, 재단은 그 재원으로 저신용·저소득 자영업자 같은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지원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가게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을 때도 신속한 보증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기부가 지역경제의 안전망이 되는 것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단순히 세금을 보완하는 제도가 아니다. 지역에 모인 따뜻한 마음이 지역 상권을 살리고, 청년에게는 창업의 기회를, 취약계층에게는 재기의 발판을 주는 제도다. 충남신용보증재단은 기부가 지역경제의 선순환으로 이어지도록 든든한 다리가 되겠다. 한 사람의 기부가 한 가게의 불빛을 지키고, 그 불빛이 다시 지역사회의 활기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충남에서부터 만들어가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