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순 대전문인총연합회장
다가오는 10월 성큼 다가온 가을과 함께, 대전은 특별한 문학적 향기로 물들 예정이다. 우리 지역의 자랑스러운 문화 유산인 서포 김만중 선생의 삶과 문학을 재조명하는 ‘제2회 서포 김만중 문학축전’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번 축전은 단순히 과거의 위대한 작가를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의 문학 정신을 오늘날 우리 삶과 미래로 연결하려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10월 18일 문학기행과 10월 22일 학술대회는 그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서포 김만중 선생은 조선 시대의 문신이자 탁월한 문학가였다. 당쟁으로 인해 유배라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지만, 그 절망 속에서 오히려 불멸의 한글 소설인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를 탄생시켰다. 당시 보편적이었던 한문이 아닌 우리말, 한글로 작품을 써 내려간 그의 용기와 문학적 혜안은 훗날 한국문학의 뿌리가 됐다. 그의 작품들은 시대를 초월해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삶의 진리를 탐구하는 깊이를 보여주며,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축전의 백미는 바로 ‘서포 김만중 학술대회’다. ‘김만중 문학의 위상과 계승의 새로운 모색’이라는 주제 아래, 국내 최고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의 문학 세계를 심층적으로 논할 예정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학술대회가 과거의 연구 성과를 되짚는 데 머무르지 않고, 서포 김만중의 문학 정신을 현대 한국문학의 발전 방향과 접목하려는 미래지향적 시도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환몽과 희귀 서사의 변용’이라는 주제는 구운몽의 환상적 서사 구조를 현대 드라마의 인기 서사와 비교, 분석하며 고전문학의 현대적 가치를 탐색한다. 또한 ‘서포 김만중의 교유 인물과 인간 관계’는 그의 문학이 단순히 개인의 창작을 넘어, 당시 사회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형성됐음을 보여줄 것이다. 이처럼 이번 학술대회는 단순히 김만중이라는 인물에 대한 연구를 넘어, 그의 작품이 어떻게 오늘날의 문학과 문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밝히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다.
우리의 문학적 토대는 과거의 위대한 유산 위에서 싹을 틔운다. 서포 김만중 선생의 문학은 단순한 고전문학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정서와 철학이 녹아 있는 살아 숨 쉬는 유기체와 같다. 그의 문학 정신은 바로 ‘소통’과 ‘창조’였으며, 이는 현대 문학이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이기도 하다. 문학축전을 통해 그의 삶을 기리고 문학적 가치를 되새기려는 이유기도 하다.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우리는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를 새롭게 읽고 해석하며, 그 속에 담긴 인문학적 깊이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연구와 교류는 한국 문학의 저변을 넓히고, 미래 세대에게 영감을 줄 새로운 창작의 씨앗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대전에서 서포 김만중 선생의 문학이 다시금 꽃을 피우고, 그 향기가 우리 사회와 미래 한국문학을 밝히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