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희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

야구 열풍이 대단하다. 대전의 구장은 매 경기마다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함성과 환호 속에서, 우리는 1999년 한화 이글스의 신화를 다시 쓰는 듯한 뜨거운 장면을 목격한다. 아니, 그 이상을 꿈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포츠에는 이처럼 짧고 강렬한 흥행의 순간이 있다. 올림픽이 그러하고, 월드컵과 아시안게임도 그러하다.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는 시민의 일상에 특별한 활력을 불어넣고, 공동체의 자부심을 높인다.

반면 문화예술은 그럴 기회가 많지 않다. 비엔날레나 국제 아트페어와 같은 이벤트가 존재하지만, 스포츠에 비해 빈도와 흥행력은 제한적이다. 문화예술은 짧은 시간의 폭발적 열광보다는, 오랜 시간에 걸쳐 시민의 삶과 공동체의 기억 속에 스며들며 그 가치를 남긴다. 이러한 점에서, 시민과 예술가가 함께 호흡한 대전 0시 축제와 같은 지역 축제는 소중한 사례다. 패밀리테마파크, 상설공연, 시민대합창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은 문화예술을 체감하며 일상 속에서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

최근 대전은 여러 분야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오랜 기간 감소세를 이어오던 인구가 반등하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도시의 활력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 ‘꿈씨패밀리’를 활용한 도시마케팅 전략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대전의 위상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성과도 거두었다. 이러한 성과는 시민과 행정, 지역이 함께 협력하며 만들어낸 결과이며, 대전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시켜 준 사례다.

또한 국책사업 유치와 스타트업 국비 확보 등 경제·산업 분야의 성과는 도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토대가 된다. 이 모든 변화와 성과의 중심에는 문화예술이 함께하고 있다. 문화는 시민을 모으고, 도시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며, 일상의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는다. 대전문화재단은 지역 예술가를 지원하고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촘촘한 플랫폼을 운영하며, 문화사각지대 해소와 시민 향유 기회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스포츠의 흥행은 순간의 열정을 선사하지만, 문화예술은 삶 속에 깊이 스며들어 공동체의 기억과 도시의 정체성을 만든다. 대전은 인구 증가, 도시마케팅 성과, 국책사업과 스타트업 지원 등 다양한 성장 요소를 갖추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언제나 문화예술이 함께하고 있다.

대전문화재단은 시민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쌓고, 대전이 문화와 예술, 경제와 산업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순간은 지나가도, 문화와 예술이 남긴 기억은 대전을 영원히 빛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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