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소행 충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최근 소상공인의 경영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하다. 금리와 원자재 가격, 기후변화와 디지털 전환이 동시에 몰려오면서 하루하루 버티기 쉽지 않다.
이런 시기에 공공금융이 할 일은 분명하다. 소상공인이 안심하고 기댈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제도를 운영하고,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신뢰를 쌓는 것이다.
충남신용보증재단이 ESG경영을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아우르는 경영 기준이다. 환경은 에너지를 절약하고 탄소를 줄이는 것이고, 사회는 고객과 직원, 지역사회를 함께 생각하는 것이다. 지배구조는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로 신뢰를 얻는 일이다.
우리 재단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중장기 ESG 경영전략을 마련해 실행하고 있다. 우선 환경(E) 부문에서는 영업점의 전기·냉난방 사용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종이 대신 전자문서 활용을 늘려 불필요한 낭비를 줄인다. 또 친환경 설비 교체나 에너지 효율 투자를 하는 소상공인에게는 보증을 통해 길을 열어주며 ‘탄소를 줄이면 비용도 줄고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금융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사회(S) 부문에서는 교육, 컨설팅, 보증을 한 번에 묶어 소상공인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에 집중한다.
특히 올해 홍성군과 함께한 ‘청년 로컬창업·디지털화 지원사업’이 좋은 사례다.
고향사랑기부금으로 마련된 1억 원을 활용해 25개 청년 팀을 선발하고, 교육과 컨설팅은 물론 보증과 디지털 전환비까지 지원한다. 덕분에 청년 사장님들은 배우고, 바로 실행하고, 필요할 때 보증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또 취약계층이나 고령 사업자 소상공인에게는 대면과 비대면을 병행해 서류 준비부터 신청, 사후관리까지 함께한다.
갑작스러운 재난이나 사고로 영업이 중단된 가게에는 긴급보증으로 빠르게 자금을 지원해 다시 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회적 가치를 현장에서 실천하는 것이 곧 ESG다.
거버넌스(G) 부문은 신뢰의 기반이다.
재단은 ESG위원회를 운영해 주요 정책을 점검하고, 경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심사 기준과 사유를 명확히 안내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절차를 지키고 있다.
윤리경영과 준법경영 시스템도 고도화해 ‘같은 조건에는 같은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모든 전략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처음에는 데이터와 공시 체계를 갖추고, 이어서 녹색금융을 넓히며, 마지막으로는 전 부서가 생활 속 지표로 성과를 관리하는 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성과는 숫자와 이야기로 동시에 보여줄 것이다.
전기 사용량 절감, 보증 처리시간 단축 같은 지표를 공개하고, 현장에서 변화가 일어난 사례를 시민과 나눌 것이다.
ESG의 목적은 단순하다.
소상공인의 가게 불빛이 꺼지지 않도록 지켜주고, 공정한 절차로 필요한 자금이 제때 닿게 하며 그 과정을 모두가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충남신용보증재단은 환경은 줄이고, 사회는 돕고, 지배구조는 투명하게 여는 방식으로 신뢰를 쌓아가겠다.
그 신뢰가 지역경제의 힘이 되고, 소상공인의 내일을 지탱하는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