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인건비·재료비 인상속
폭염 장기화 전기요금 불안 가중
대전 직원 둔 자영업자 15% 급감
나홀로 사장님 증가세 지속 전망

한 식당에서 가스 불에 국밥을 끓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식당에서 가스 불에 국밥을 끓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공공요금과 인건비, 원재료비 등 복합 부담 구조 속에서 지역 자영업자들은 ‘혼자 버티는 장사’에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다.

고정비 전반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외부 인력을 줄이고 혼자 감당하는 방식만이 유일한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대전 중구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서 모씨는 지난달 공공요금 고지서를 보고 말문이 막혔다.

중대형 규모 매장에 시스템 에어컨 10여 대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가동하다 보니 공공요금만 100만원을 훌쩍 넘었다.

그는 “손님이 줄어 2층은 아예 닫았지만, 아래층 에어컨만으로도 버거운 수준”이라며 “한여름에는 고정비가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 부담이 훨씬 크다”고 토로했다.

소규모 점포도 사정은 비슷하다.

10평 남짓한 분식집에서는 조리기기 열기를 식히기 위해 에어컨 여러 대를 동시에 돌리며 여름철 공공요금으로 6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사례도 있다.

무인 카페나 아이스크림 매장처럼 인건비가 들지 않는 업종조차 여름철 전기·냉방 요금으로 기본 50만원 가까이를 감당해야 한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충청지방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대전 지역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특히 이달 들어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에어컨 등 냉방기 사용이 늘고 있어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체감 부담은 더 크다.

공공요금뿐 아니라 인건비 역시 자영업자에게는 피할 수 없는 부담이다.

특히 최저시급 외에도 4대 보험, 주휴수당, 퇴직연금 등 법정 부대비용이 추가돼 실질 인건비가 크게 뛰며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에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2.9% 인상된 시급 1만 320원으로 확정되며 인건비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결국 이처럼 고정비 전반이 오르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이 선택하는 건 ‘직접 모든 걸 감당하는’ 방식이다.

대전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고용동향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대전 지역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2만1,000명(22.8%) 증가했다.

반면 직원을 고용한 자영업자는 약 8,000명(15.4%) 줄었다.

복합 비용 부담이 자영업 고용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나홀로 자영업자’ 증가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공공요금, 인건비, 원가 부담이 동시에 높아지는 구조에서 자영업자가 외부 인력을 유지하며 사업을 지속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당장의 생존을 위해 1인 운영체제로 전환하는 흐름은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 고용과 소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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