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일부 시군 저수율 예년 대비 하락
백마저수지 저수율 41.6%로 떨어져
괴산댐 저수량 급감… 발전 중단 결정
폭염 장기화 예고돼 수자원 손실 우려

▲ 최근 마른 장마와 폭염이 지속되면서 괴산댐 가장자리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홍수보다 떨어진 저수율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사진=김영 기자
▲ 행정안전부가 가뭄 예경보를 발효한 10일 가장 오래된 현존 수리시설인 제천의 의림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저수율은 평년보다 9%가량 낮은 69.2%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이대현 기자

[충청투데이 이용민 기자] 싱겁게 지나간 장마에 폭염이 더해져 가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북 지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63.1%로 평년 64.2%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괴산, 옥천, 제천, 단양 등 일부 시군은 저수량이 예년의 80%대 수준으로 낮아 용수 부족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괴산 지역은 전체 저수지들의 평균 저수율이 64.5%로 평년 74.7%와 비교해 상당히 낮아진 상태다. 소수저수지의 저수율만 70.9%로 평년 58.9%를 웃돌지만 백마저수지는 평년 74.1%에 한참 못 미치는 41.6%까지 떨어지는 등 대부분 저수지들의 물이 말라가고 있다.

국내 기술로 처음 건설된 발전용 댐인 괴산댐은 10일 수위 128.8 해발수위(EL.m)를 기록했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 10일 수위는 131.280 EL.m였다. 수위로 보면 별 차이가 없지만 저수율은 각각 289만t과 506t으로 큰 차이가 있다.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지는 그릇처럼 물을 담는 댐의 형태 때문이다. 괴산댐은 오는 9월 20일까지 발전을 중단할 예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다목적댐 및 용수댐은 대부분 예년 수준 이상의 저수율을 유지하고 있어 당장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 다목적댐 19곳은 평균적으로 예년대비 약 116% 수준의 물을 채우고 있다. 용수댐 12곳은 약 98% 수준이다.

한강 수계인 충주댐은 9일 오전 7시 기준 9억 9900만㎥를 채우고 있다. 예년 저수량 10억 2600만㎥와 비슷한 수준이다. 금강 수계 대청댐은 상황이 더 양호하다. 예년 저수량 7억 4800만㎥보다 많은 7억 8800만㎥를 채우고 있다.

다만 폭염이 장기화되면 가뭄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6개월(1월8일~7월7일) 전국 누적강수량(448.1㎜)은 평년(528.8㎜)의 85.6%에 불과하다. 6월말부터 7월초까지 내린 비가 예상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더욱 무덥고 건조한 날씨가 예고됐다. 기상청의 충북 지역 1개월 기후예측을 보면 오는 21일부터 8월 17일까지 4주간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50~70%다.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40%, 적을 확률이 40~50%로 나타났다.

대체로 다목적댐의 저수율은 장마 강수량에 크게 좌우된다. 장마가 약하면 저수율 하락폭이 크고 이후 수위 유지도 어렵다. 하천 등 지표수계로 직접 유입되는 물도 적지만 토양, 식생, 지하수 등을 거쳐 서서히 유입되는 양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건조한 날씨 속에서는 증발로 인한 수자원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대해 관료들의 전문지식과 책임의식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현장 시설물 관리자들의 판단을 무시하고 상부의 지시라며 무조건 물을 빼라고 해 비워뒀는데 막상 장마기간이 짧거나 비가 안오면 댐이나 저수지에 용수가 부족해 시간제 급수나 단수를 하는 사태가 일어난다는 지적이다.

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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