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준 ETRI 통신정책연구실 선임연구원
만약, 하루 정도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끊긴다면 어떨까? 가족, 동료와의 연락이 끊기는 것은 물론, 평소에 편하게 이용하던 정보 검색과 온라인을 통한 쇼핑, 게임, 콘텐츠 감상, SNS, 그리고 생성형 AI 등의 이용도 불가능해질 것이다.
이처럼 일상적인 정보 검색과 소셜 활동, 콘텐츠 시청에서 쇼핑, 은행, 공공 업무에 이르기까지 통신서비스는 여러 디지털 기반 서비스에 접근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따라서, 좋은 품질의 통신서비스를 적절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디지털 사회에서 국민들의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며, 이를 통한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관점에서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통신시장은 규제 산업의 특성상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소수의 사업자 중심으로 경쟁이 고착화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규제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 동시에, 사업자들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통신망의 고도화와 서비스 품질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 및 진흥 정책도 요구된다. 즉, 통신정책은 규제와 지원이라는 상반될 수 있는 두 개의 축 간 적절한 균형을 통해 국민들이 통신서비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편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필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입사한 이후 지난 10여년간 우리나라 통신정책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주로 과거 통신시장 환경에 맞게 수립되어 이어져오고 있는 통신정책이 변화하는 기술환경 및 시장환경에 대응하여 어떤 방향으로 개선되는 것이 바람직할지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 통신정책 연구는 규제와 지원이라는 두 축, 그리고 서로 다른 이해당사자들 간 입장 차이 사이에서 상대적인 장, 단점을 고려하여 적절한 절충점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소속된 통신정책연구실에서는 해외 사례 조사, 실증 연구 등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이를 살펴보고 정리하여 우리나라 환경에서 어떠한 방향으로 통신정책을 개선하는 것이 타당할지 결론을 도출하는데 필요한 객관적 근거를 축적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의 광케이블 기반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2019년 세계최초 5G 서비스 상용화, 농어촌 5G 공동이용 계획을 통해 상용화 이후 5년만에 전국망 5G 구축 완료 등 우수한 통신서비스 이용환경을 제공해오고 있다. 이러한 우수한 통신환경의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통신정책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앞으로 고품질, 고용량 콘텐츠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생성형 AI를 포함하여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통신서비스와 이를 위한 인프라의 중요도는 더욱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통신정책 역시 그 역할을 위해 끊임없이 진화해야 함을 뜻한다.
필자는 그동안 쌓은 연구경험을 토대로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시장환경에 발맞춘 정책 개선 연구를 계속할 것이다.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물이 통신정책 개선에 작게나마 기여하여 우리나라 디지털 사회의 든든한 토대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필자 또한, 앞으로도 국민 누구나 차별 없이 통신서비스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통신정책을 고민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