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원 ETRI 모바일코어네트워크연구실 선임연구원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는 실시간 영상을 보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통화를 하며, 비행기 안에서도 뉴스를 보거나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이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이 자연스러운 연결이 어떻게 가능해지는지, 그 기술적 중심에 무엇이 있는지는 쉽게 떠올리지 않는다. 그 보이지 않는 중심에는 바로 모바일 코어 네트워크가 있다. 필자의 팀은 이 보이지 않는 핵심 기술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
모바일 코어 네트워크는 단말이 네트워크에 접속하고,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통신 구조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다. 과거에는 단순한 음성 통화나 문자 서비스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영상 통화, 원격제어, 자율주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위해 훨씬 빠르고 유연한 네트워크가 요구된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연결의 공간은 땅을 넘어 하늘과 우주로 확장되고 있다. 현재 지구 상공에는 수만 기의 저궤도 위성이 떠 있으며, 이를 활용한 위성 통신 서비스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도서 산간, 사막, 바다 한가운데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러나 위성이 늘어난다고 해서 연결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위성과 지상의 네트워크가 하나처럼 동작하려면, 그 중심에서 흐름을 조율하는 모바일 코어가 함께 진화해야 한다. 하지만 위성 환경은 지상보다 훨씬 복잡하다. 위성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신호 품질은 시간과 위치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또한 연결된 단말의 위치와 트래픽 흐름도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기존의 코어 네트워크 구조로는 안정적인 연결을 보장하기 어렵다.
필자의 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상과 우주를 아우르는 새로운 모바일 코어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면서도, 서비스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유연한 차세대 모바일 코어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모바일 코어는 단일한 기술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위성 기반의 NTN(Non-Terrestrial Network), AI를 활용한 지능형 네트워크 모니터링, 트래픽 제어 등 주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모바일 코어 역시 그 변화와 보조를 맞추며 함께 진화하고 있다. 다양한 기술과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서만 점점 복잡해지는 연결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 진화의 중심에서, 연구자들에게는 단순한 구조 설계 이상의 고민이 필요해지고 있다. 기술은 사람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수단이며, 이 연결의 기반을 설계하는 일은 사회와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일이기도 하다.
필자의 팀은 단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 그리고 지상과 우주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미래형 통신 인프라를 실현하기 위해, 실질적인 현장 적용성과 국제 표준화를 염두에 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국내외 유관 기관 및 산업체와의 협력도 확대하며,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기술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리가 설계하는 연결의 기술 안에는 사람의 이야기가 흐르고 있다. 보이지 않는 연결의 심장을 설계하는 이 일이, 더 많은 이들의 일상에 편리함과 안전, 가능성을 가져다주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서, 필자의 팀이 작지만 단단한 역할을 해낼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우리는 묵묵히 도전의 실험실을 지켜가고 있다.

그런데 기사를 읽어보니, 그런 미래가 가능하려면 모바일 코어 네트워크의 발전이 필수적이군요.
보이지 않는 기술의 중심에서 고생하시는 연구자분들께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앞으로 더 많은 투자와 지원으로 의미 있는 성과가 이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