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시즌 맞아 튤립·장미 등 주요 생화 가격 올라
고물가·출하량 감소 탓…중고거래에 꽃다발 팔기도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매년 졸업식 시즌마다 들썩이는 꽃 시장이 올해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고물가·출하량 감소 등으로 꽃값이 올라 소비가 감소한데다 반 값에 사고파는 중고 거래도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중·고 졸업 시즌 대목을 기대한 화훼업계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기며 깊은 시름에 빠졌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졸업식 시즌에 수요가 많은 주요 절화(切花) 가격이 많게는 2배 넘게 상승했다.
먼저 튤립(스트롱골드)의 이달 평균 경매가격은 양재화훼공판장 기준 1단(1송이)에 1만 3077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배 넘게 올랐다.
프리지아(쏠레이)도 3385원에서 4923원으로 45.4%, 장미(실바써니)도 2만 4669원에서 2만 6421원으로 7.1% 비싸졌다.
졸업 시즌을 맞아 꽃다발 수요가 급증하며 생화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여기에 화훼농가의 생산비도 꽃 판매가 상승을 부추겼다.
가스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이 오르면서 겨울철 생화 재배를 위해 난방시설을 가동하는 농가 비용이 고스란히 도매가격에 반영된 셈이다.
기후변화로 생화 출하량이 예년보다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장미, 국화, 백합 등 절화 출하량이 지난해에 비해 10% 가량 줄었으며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중고 꽃’ 마저 등장해 성행 중이다.
실제 대전지역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사진만 찍은 꽃다발’ 이라는 문구로 1만~2만원대에 졸업식 꽃다발을 판매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 유성구에 거주하는 김 모(38) 씨는 “요즘 꽃다발이 기본 4만~5만원 선이다 보니 부담이 돼 중고거래로 저렴하게 구매했다”며 “일회성 행사로 쓰이는 꽃다발이기에 이런 방식이 더 경제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다수의 소비자가 중고 꽃을 찾는 상황이 이어지자 상인들의 한숨은 짙어 지고만 있다.
대전에서 꽃집을 운영 중인 김영순 씨는 “물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난방비도 함께 오르다 보니 꽃값도 비싸질 수밖에 없었다”며 “전반적으로 20~30% 정도 가격이 상승한 것 같다. 졸업식으로 대목인 지금조차 손님이 없다 보니 힘들기만 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제주항공 참사로 인한 국가 애도기간도 타격이 됐다.
다른 꽃집 사장 박혜미 씨는 “지난해 졸업식 시즌에 비해 손님이 반토막 났다는 게 느껴진다”며 “국가 애도기간 동안 졸업식이 겹친 학교에서는 꽃다발 반입을 금지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더 타격이 컸다”고 한탄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