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민원 무방비로 내몰린 공무원들]
충청권 5년 이하 저연차 공무원 퇴직자 수 최근 4년 간 94.3% 증가
민원 발생 건수 총 144만 9170건… 5년새 127.9% 증가 ‘역대 최고치’
‘공무원 악성민원 실태조사’ 66.8% 이직 의사… 공직 이탈 대비책 필요

18일 대전 서구 행정복지센터 민원 접수 창구 앞 투명 가림판에는 공무원을 존중해달라는 메세지가 적힌 스티커가 붙혀 있다. 사진=조사무엘 기자
18일 대전 서구 행정복지센터 민원 접수 창구 앞 투명 가림판에는 공무원을 존중해달라는 메세지가 적힌 스티커가 붙혀 있다. 사진=조사무엘 기자

[충청투데이 조사무엘 기자] 충청권 5년 이하 저연차 공무원들의 퇴직자 수가 4년 전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한 가운데, 충청권 민원 발생 건수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악성민원이 저연차 공무원들의 이직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늘어나는 민원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충청권 공무원 퇴직자 수는 2022년 기준 7535명으로, 3년전인 2019년 5397명 대비 39.6%(2138명) 증가했다.

가장 주목할만한 부분은 공무원 임용 5년 이하 저연차 공무원들의 퇴직 비율도 늘고있다는 점이다.

2019년 17.8%(961명)에서 2020년 20.4%(1286명), 2021년 25%(1575명), 2022년 24.8%(1867명)으로, 퇴직자 수로만 보면 최근 4년 간 94.3% 증가했다,

퇴직자 수가 증가의 주된 원인에는 악성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거론된다.

지난해 충청권 민원 발생 건수는 총 144만 9170건으로, 최근 5년 새 127.9%(81만 3162건) 증가했다.

행안부에 보고된 악성민원 현황도 2018년 3만 4483건에서 2019년 3만 8054건, 2020년 4만 6079건 2021년 5만 1883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에서 조합원 70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무원 악성민원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5년 이하 저연차 공무원 2373명 중 1585명(66.8%)이 이직 의사를 밝혔다.

이직을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로 낮은 보수(80.9%)와 악성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76%)를 꼽았다.

특히 5년 이하 저연차 공무원 2373명 중 최근 5년 이내 악성민원을 겪은 공무원은 86.9%(2062명)에 달했다.

10명 중 8명은 악성민원에 시달린 셈이다.

저연차 공무원의 이탈을 막기 위한 대비책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현장 공무원들은 민원 발생 건수 증가 추세와 함께 악성민원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충청권 지자체 한 관계자는 "악성민원에 대한 법률적 정의가 없어 집계되지 않은 사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때, 실제 악성민원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악성민원 현황에 대해 지자체는 매년 행안부에 보고하고 있지만,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악성민원에 대부분은 단순한 폭언이나 욕설이라 너무 많기도 하고, 개인마다 받아들이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무엘 기자 samuel@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