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출신 의사 양성 어디까지 왔나]
김정란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부학장
의과대 전국구 경쟁구도 우려 목소리

김정란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부학장. 충남대 제공.
김정란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부학장. 충남대 제공.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의과대학 입시 경쟁이 과열되면서 경쟁 자체가 전국구로 변했고 학내에 지역 출신이 크게 줄었죠. 타지역에서 온 학생 중에서도 서울 학생들은 결국 서울로 돌아가거든요. 그러자 이후에는 인턴(수련의) 수급부터 문제가 됐습니다."

김정란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부학장(의대 입학관리위원장)은 충청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현 의사 양성 체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수도권 출신의 학생들이 전국구 경쟁 구도에서 점수에 맞춰 지역 의대를 입학한 뒤 졸업 이후에는 다시 서울로 향한다는 지적이다. 한때 입학생 중 50~60명에 달했던 지역 출신 학생들은 의대 입시가 과열된 뒤 20명 안팎으로 감소했고 대학병원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 부학장은 "2015년 무렵부터 인턴 수급이 잘 안되는 문제가 생겼다"며 "졸업생들이 진로를 택할 때 제일 처음 인턴을 한 다음 레지던트(전공의)를 하게 되는데, 인턴이 남지 않으니 레지던트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에 남을 가능성이 더 큰 지역 출신의 입학생 비율을 높이게 되는데, 부산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빨리 비율을 높인 편

"이라며 "충남대도 올해 과감히 높였지만 2년 뒤 입시계획에 반영되는 데다가 의대생 졸업에도 6년이 걸려 효과가 당장 드러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출신의 비율을 앞으로 더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각에선 학생들의 수준 하락 등의 문제를 우려하지만 이러한 부분까지 고려해 계속해서 늘리려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대학병원의 인력 수급 균형이 무너지면서 사실상 지역 의대에서 지역 출신 합격자의 비율을 늘리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셈이다.

김 부학장은 의대 졸업생의 수도권행에 대해서도 "레지던트를 남아서 하던 친구들도 또 펠로우(전임의)를 하러 서울로 향하는데, 인재를 많이 뽑아도 빠져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방에도 미래의 비전이 있다면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 지향적 문화는 지속되고 있고 수술이나 의료 인프라도 마찬가지"라며 "지역 인재를 늘리는 것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을 문제고 지방의 인프라나 인력 등에도 정책적으로 정부의 확실하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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