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공동조사단 1차 결과 발표
강외지구 하천정비 지연도 근본 원인

24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경찰, 국과수 등 유관기관의 합동감식이 지난 20일 진행됐다. 사진은 이번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미호강 제방. 2023.7.20 사진=연합뉴스.
24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경찰, 국과수 등 유관기관의 합동감식이 지난 20일 진행됐다. 사진은 이번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미호강 제방. 2023.7.20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영재 기자]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미호강 제방붕괴 원인규명 공동조사단’이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를 초래한 미호강 제방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기존 제방 훼손과 임시제방의 기능 불능이라고 주장했다.

공동조사단은 27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공동조사 1차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또 미호강 제방붕괴의 근본적인 원인은 강외지구 하천정비사업 지연이라고 말했다. 공동조사단은 "임시제방의 높이와 관련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100년 빈도 홍수량을 고려한 설계기준 계획홍수위인 28.78m보다 0.96m 높게 시공했다고 주장했으나 현장 답사 결과 기존 제방고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공동조사단은 특히 "신설된 미호천교의 경우 교량 상판 하부 고도(30.28m)가 기존 제방고(31.45m)보다 낮게 시공돼 이번 홍수 최고수위(29.87m)보다 큰 홍수 발생 시 유사한 홍수피해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공동조사단은 하천정비사업 지연과 관련, "2017년 착수했지만 미호천교와 미호철교 완공 후 재착공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집중호우와 미호강 범람에 대한 재해방지대책을 후순위으로 미뤄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방은 하천의 범람을 막는 핵심시설이므로 미호강의 제방에 대한 유지·관리가 매우 중요했음에도 환경부는 미호천교 확장 공사를 시행하는 행복청에 하천점용허가를 내준 이후 미호강 제방에 대한 관리 감독을 제대로 했는지 의심이 든다"고 했다.

공동조사단은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미흡도 한 원인으로 꼽았다.

충북도와 청주시 모두 관할 문제를 떠나 관내 시설물에 대한 관심과 대비책 마련에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미호강 제방붕괴의 위험성을 선제적으로 예측·조치하고 행복청과 환경부에 합당한 예방과 대비책을 촉구했어야 했다고 했다. 공동조사단은 그러면서 △제방을 불법적으로 철거·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히 조치하고 △하천정비사업을 신속히 재개하는 한편 △기후재난 시대에 맞는 주민참여형 재난관리체계를 구축하는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지난 15일 오전 8시40분경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하천수로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등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김영재 기자 memo34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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