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지칭하는 별칭들이 요즘 들어 더 늘었다. K-한류의 나라, K-방역의 나라, 한강의 기적을 만든 나라, 그리고 또 진짜지기! 바로 예부터 들어온 별칭!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는 것이다.

당연히 우리는 가정과 학교 교육에서 효를 중심으로 기본 교육을 받고 자랐고, 경로효친사상으로 부모님과 어르신들에게 겸손한 자세로 예를 우선시함을 기본적으로 배웠다.

그런데 요즘은 과연 어떠한가

K 한류가 세계를 독식하며, 찬사를 받고 있지만, 연일 터지는 뉴스의 사건 사고 속 다양한 패륜 기사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패악질을 보며, 혀를 차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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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 ‘밥상머리 교육’

그때 그 시절, 초등학교 입학식이 되면, 가슴 한 켠에 가제 손수건을 달고, 엄마가 정성스럽게 챙겨준 책가방을 메고 위풍당당 학교로 향했다.

취학 통지서를 손에 쥐고, 그 시대 어머니들은 나의 아이가 처음 학교 교문을 밟던 그 순간을 얼마나 기뻐했을지 모르겠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우리는 집에서 부모님과 조부모님께 ‘밥상머리 교육’을 먼저 배웠다. 자연스럽게 집에서 먼저 효사상을 배우고, 온화한 인성교육을 통해, 사람에 대한 예, 충과 효, 도덕이 가장 기본적 학문임을 가족에게서 직접 배웠다.

항상 식사시간이 되어 밥상에 앉으면 어른이 수저를 들기 전까지 기다리는 게 예의였고, 모든 집안 대소사에는 집안의 어른이 부모님을 가장 먼저 챙기는 게 당연지사였다. 그렇게 우리는 이만큼 성장했고, 가장 근본적인 윤리 효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요즘은 참 많은 인본학적 교육과 철학이 아노미적 상태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핵가족화되고 아이가 더 줄어들면서일까. 밥상머리 교육은 온데간데 없다. 세상에서 내 아이가 가장 중요하고, 가장 먼저인 시대가 도래했다.

그렇게 성장한 아이들이 이 시대의 새로운 주인공 MZ세대로 성장했다. 그들은 그렇게 ‘내’가 세상의 중심이 되었고, 세상과의 타협과 배려에 익숙치 않은, 자신이 가장 우선인 세대로 평가받고 있다.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다. 부모의 모습을 배우면서 아이들은 올바른 인성을 지닌 성인이 된다는 것을 잃지 말아야 한다.

효는 수직이 아니라 수평이 되어야

요즘은 효에 대한 성격이 조금 바뀐 것 같다. 예전 전통적 수직적 효의 사상을 강조하고 이야기하면 바로 ‘꼰대’라는 말을 듣는 세상이 되었다.

현대적인 효가 무엇일까 찾아보니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공경하며 서로를 상호 존중해주는 게 진정한 효라고 본다.

요즘 MZ 세대의 주요 특징 중 하나가 본인의 입장에서, 자신을 생각하는 폭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물론 그 젊은 세대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건 당연할지 모른다. 그만큼 세상은 변했고, 그들 역시 자신을 방어해야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예전 우리는 이것을 ‘이기주의’라고 불렀다. 요즘 이기주의는 자신을 지키는 데 긍정적 측면도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함께 살아가고 배려하는 사회에 있어서는 조금 더 생각해 볼 가치관이 아닐까 싶다.

학교 교육도 매한가지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말을 듣고, 교육을 받았던 우리 세대와는 달리, 요즘 교사들이 학생들 때문에 고충이 크다는 말을 듣는다.

농담 삼아 대한민국에서 제일 무서운 게 중2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춘기 학생들의 질풍노도 시간은 그들에게 삶의 터닝포인트가 되기도 하는 귀중한 시간일 수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골든타임에, 그들을 선도하고 이끌어갈 교사의 역할은 많이 무의미해졌다.

여러 정황상 발생한 문제에 대해 본인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하지만, 문제의 중심에도 아이가 우선이니, 제대로 된 훈계와 처벌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학교 교육 속 체벌이나 훈계 등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요즘 부지기수로 발생하는 학폭과 왕따 현상 등이 과연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효 교육이 필요한 이유

공자는 ‘효도는 덕의 근본이다’라고 말했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존경과 섬김을 받고, 이 사회에서는 어르신들을 잘 섬기는 ‘기본이 지켜지는 사회’가 되길 원한다.

이제 효 교육은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한 청소년들의 필수 과목이 되어야 한다. 가정적 효에서 사회적 효로 이제 학교는 물론 평생학습으로도 효 교육은 꾸준히 이어가야 할 덕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당연히 알고 실천해야 할 덕목 효를 이제 교과목으로 배워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사회를 이끌 교과목으로 청소년, 그리고 우리에게 ‘효’는 배움의 근본으로 다가와 자연스럽게 인성의 덕목으로 몸에 쌓여야 한다.

기본기가 탄탄하게 정립되면, 아무리 큰 시련에도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는다. 효 문화도 그렇다. 인성의 기본인 효가 탄탄히 우리에게 쌓이면, 악질적인 사회 범죄나 패륜도 더 줄어들 것이고, 남을 배려하고, 나를 낮추고, 서로를 이해하고 어우러지는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희내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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