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전통시장 경기체감지수 29.3… 전국 지자체 중 두번째로 낮아
반면 대전지역 소상공인 경기체감지수 62.2로 전국서 가장 높아
명절이후 고객 감소로 시장 상인 ‘悲’… 새학기 앞둔 소상공인 ‘喜’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대전지역 전통시장 상인과 소상공인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소상공인은 새 학기·이사철 등을 앞두고 침체된 소비심리가 개선되기를 기대하는 모습인 반면 전통시장 상인은 설 명절 이후 농축수산물 판매가 급감한 탓이다. 최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 조사’를 보면 2월 대전지역 전통시장의 경기체감지수(BSI)는 29.3이다.
전국 평균(41.4)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전국 17개 지자체 중 전북(29.2)에 이어 2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BSI는 100 이상일 경우 경기를 긍정적, 100 미만일 경우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대전지역 전통시장의 경기체감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의미다.
전통시장의 체감경기가 악화된 주요 요인은 고물가 상황이 계속되면서 명절 이후 고객 수(-19.7p)가 감소, 축산물(-59.7p), 수산물(-38.5p), 농산물(-34.7p) 등을 중심으로 매출(-18.5p)이 줄어든 게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3일 찾은 대전 중앙시장의 수산물 상인 박 모(73) 씨는 "명절 이후 하루에 생선을 사가는 손님이 3~4명 정도밖에 없다"며 "생선값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데 다른 물가가 워낙 오르다 보니 고객들이 씀씀이 자체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신선식품 등 밥상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동월대비 청양고추(162%), 양파(56%), 파(54%) 등 일부 양념 채소류를 제외하고 농·수산물 등의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소폭 낮은 수준이다.
고물가로 인해 위축된 소비심리가 전반적인 소비 감소로 이어지면서 전통시장의 한파가 깊어지고 있는 것.
반면 대전지역 소상공인 경기체감지수(BSI)는 62.2로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 1월 50.9로 전국 ‘꼴찌’에서 한 달 만에 급등한 것.
새 학기, 이사철을 앞두고 부동산업(+17.5p), 수리업(+11.7p)의 경기 상황이 호전되면서 소비심리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게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소매업(-22.0p), 음식점업(-9.1p) 등 대표적인 소상공인의 경기 상황이 오히려 악화되면서,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태호 대전은행동상점가연합회장은 "소상공인의 업종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일부 업종에 한해 새 학기, 이사철 수요 증가로 경기가 다소 나아진 정도일 것"이라며 "소상공인 경기가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 기저효과 탓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