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첫 운행… 보문산 절경·놀이공원 즐기려 방문객 발길 북적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일 평균 이용객 500여명 달해
보문산공원 그린랜드, 80~90년대 학창시절의 수학여행·소풍 장소
꿈돌이랜드·오월드 등 시설 생겨 이용자 줄어… 2005년 운행 종료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 과거 대전 보문산 도시자연공원은 대전시민의 첫 번째 관광지이자 휴식처였다. 그 중에서도 1968년 첫 운행을 개시한 보문산 케이블카.
지금은 전국 각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지만 그때 당시만 해도 진귀했던 케이블카는 최첨단 시설이었다. 구간은 100m가량으로 짧았지만 바퀴 없이 케이블에 유지해 울창한 보문산 절경을 관람할 수 있다니,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할 노릇. 케이블카가 설치되면서 보문산의 인기는 그야말로 초 절정에 달했다. 운행 시작 시기인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일일 평균 이용객이 500여명에 달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누구보다 당시 보문산 케이블카의 인기를 체감했던 오재복(57·여) 씨는 30년 전 그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오 씨는 "예전에 살던 대사동 집 앞이 케이블카 탑승장이었다. 평일, 주말할 것 없이 인파로 가득했다"며 "주변에 솜사탕, 아이스크림 장사 이런 게 굉장히 많았고 아이들 손잡고 케이블카를 타러 온 부모들이 특히 많았던 것 같다. 집 앞에서 케이블카가 올라갈 때면 승객들에게 손도 흔들어 주고 했었다"며 그 시절 분위기를 전했다.
당시 보문산 공원은 케이블카 외에도 놀이공원 그린랜드가 조성돼 80~9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의 수학여행, 소풍 단골장소였다고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보문산 중턱까지 올라가면 바이킹은 물론, 정글마우스, 다람쥐통, 우주전투기, 범버카, 귀신의집까지 갖출 건 다 갖춘 '대전형 에버랜'드로 불렸다.
그 중 단연 인기는 다람쥐통.
원형모양의 360도 회전식 놀이기구는 그 시절 아주 획기적이었으며 보기와 다른 스피드를 자랑하며 스릴만점이었다.
어느덧 두 딸이 있는 40대 초반이 된 윤 씨 역시 중학생 시절 친구들과 다람쥐통을 타며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렸다.
윤 씨는 "보문산 그린랜드는 대전의 많은 학생들의 사랑을 받은 대표적인 인기 소풍 장소였다"며 "보문산 하면 케이블카와 그린랜드가 대표적인 즐길거리였는데 소풍 전날 설레서 잠 못 들던 어린시절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러던 보문산 케이블카는 1990년대 중반을 거치며 꿈돌이랜드와 대전 오월드 등 여가시설이 생겨나며 이용자의 수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론 2003년 놀이공원이었던 그린랜드와 야외수영장 푸푸랜드가 폐쇄되며 하루 이용자가 10명 남짓으로 줄어 적자가 지속되자 결국 운행 37년만인 2005년 3월 문을 닫게 된다.
현재 승강장 부지는 2020년 철거 된 이후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오랜 기간 방치됐던 케이블카 차량이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판매됐다가 지자체가 다시 회수하는 해프닝도 벌어진 바 있다. 한때 시민들의 소중한 안식처였던 보문산 공원, 그 때의 화려했던 명성 언제쯤 되찾을 수 있을까.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