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대거 터진 대전, 이대론 위기 반복된다]
전세가 등락에 따라 사태 반복 가능성
대출 진행하는 금융권 책임 부여 필요

대전 서구의 빌라 밀집지역의 모습 . 이경찬 기자 chan8536@cctoday.co.kr
대전 서구의 빌라 밀집지역의 모습 . 이경찬 기자 chan8536@cctoday.co.kr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대전지역 다가구·다세대주택을 중심으로 벌어진 전세 사기와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시장의 변화까지 야기되고 있다.

고금리로 전세가가 떨어지자 각종 문제가 드러나면서 비아파트 비선호 현상이 심화됐는데, ‘무자본 갭투자’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없인 전세가 등락에 따라 앞으로도 사태가 반복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전지역 연립·다세대주택 평균 전세가는 2021년 6월 5400만원대에서 같은해 7월 한 달 새 7600만원대로 치솟았다.

당시 시장 화두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보호법, 기준금리 인하, 전세 대출 확대 등이었다.

이후 2022년 상반기까지 7500만원대 후반을 유지하던 전세가는 금리 인상이 시작된 하반기부터 점차 하락해 지난해 하반기에는 7300만원대까지 줄었다.

반면 아파트 전세가는 다세대주택과 마찬가지로 2021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지만 지난해 4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탔다.

다세대주택 전세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한 반면 아파트 전세가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형국이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이를 전세 사기 여파로 보고 있다.

다세대·다가구 주택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수요가 아파트로 몰려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러한 상황은 정부 대책이 추진되기 전 전세 계약을 맺어 사기 피해나 사고 가능성이 잠재된 경우가 상당한 만큼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문제로 ‘무자본 갭투자’를 지적한다.

그간 국내에선 총 네 차례에 걸쳐 역전세난이 발생했는데 첫 역전세는 외환위기, 두 번째는 2003~2004년 카드대란, 세 번재는 2019년 주택공급 증가로 인한 전세 수급 안정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이후 네 번째는 2020~2021년 사이 기준 금리 인하와 전세 대출 확대, 무자본 갭투자 등으로 과열된 주택시장이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과열된 시장이 금리 인상 사이클에 급락하자 2022년부터 역전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과거 사례와 달리 갭투자와 다세대·다가구주택이 중심에 섰다.

지역 업계에서는 저금리 시기 정부와 금융권의 무분별한 전세 대출이 무자본 갭투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세 대출이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하지만 갭투자 등 투기 목적을 위한 도구로 자리매김했다는 지적이다.

대전의 한 부동산업 관계자는 "무분별한 전세대출이 무자본 갭투자가 가능케 했고 이후 갭투자가 성행하자 전세가도, 부동산 가격도 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이야 금리가 오르면서 깡통전세, 전세 사고로 이어지며 시들해졌지만 금리가 떨어지면 다시 고개를 들 건데 금리가 오르내릴 때마다 사태가 반복될 것"이라며 "대출을 진행하는 금융권은 이러한 사태에서 남일 보듯 한 발 떨어져 있는 모양새인데 이러한 부분에도 책임을 부여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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