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불확실해 갭투자 어려운 여건
매수세 붙기 어려워 가격하락세 지속될 듯
부동산 PF 리스크·스트레스 DSR 악영향도

모델하우스에 있는 아파트 모형. 사진=연합뉴스.
모델하우스에 있는 아파트 모형.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현 시점에서 아파트 가격이 오를 만한 요인이 없죠. 금리 인하 가능성도 아직 예상할 수 없는데 내년까지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대전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지역 업계가 바라보는 올 한 해 아파트 매매시장은 녹록지 않다.

고금리 여파에 거래 자체도 급감했고, 아파트 가격 역시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갭투자 광풍이 대전·세종을 휩쓸었던 2020년 두 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4만 2968건에 달했지만 이듬해 2만 4769건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이어 2022년에는 대전·세종을 통틀어 거래량이 1만건을 간신히 넘겼고, 차츰 회복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1만 8520건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고금리 여파와 집값 하락 등으로 갭투자가 줄면서 매수세가 붙지 않아 거래량과 가격도 더욱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집값 상승을 견인하던 갭투자의 경우 집값 상승의 기대감과 함께 전세 가격의 상승으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아진 시점에 수요가 몰린다.

전세와 매매 가격의 ‘갭’이 적을 수록 투입할 자금이 줄어들기 때문인데, 최근에는 전세가율이 다시 상승하면서 갭투자가 재확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아직까지 시장에 큰 영향은 없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선 전세 가격 상승과 집값 하락이 동반되면서 전세가율이 오른 것"이라며 "고금리 문제에 아직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 직전까지 이어진 역전세난, 그리고 다시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적은 상황에서 갭투자가 다시 확산될 가능성은 아직까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금리 인하 여부를 비롯해 ‘4월 위기설’이 불거진 건설업계의 부동산 PF 리스크 등 시장 전반의 악재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 등 주담대 규제 영향도 매매시장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또 지역 내 예정된 주택 공급 물량도 관건이다. 대전에선 올 한 해 2만호에 이르는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며 아파트 매매가와 거래량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업계에선 오히려 갭투자 광풍 이전보다도 여전히 아파트 가격이 높게 형성돼 ‘거품’이 빠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전을 기준으로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8~2019년 2억원대(한국부동산원)에서 이듬해 3억대를 기록했고 2021년 11월에는 4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올해 초 평균 매매가격은 3억 4000만원으로, 5년 전인 2019년(2억 4100만원) 1월 대비 40% 이상 높은 상태다.

서용원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지부장은 "경제병리학적으로 본다면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한 번은 정리가 돼야 한다"며 "대전도 오를 만큼 올라서 외지인들이 쉽게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년층이 매수에 가담을 해야 하는데 진입장벽이 너무 높은 상태"라며 "고금리와 치솟은 가계부채 영향에 내년까지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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