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 도입
교차로 신호 우선적 제어… 출퇴근 시간대 운영 숙제

27일 오후 진행된 ‘긴급차량 우선신호 운영 시연’ 시승식 모습. 119구급대 차량이 우선신호 적용으로 도로를 원활하게 주행하고 있다. 반대측 도로는 신호 통제로 인해 정체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버스 내 TV에 보이는 화면은 구급차에 설치된 단말기 화면과 동일하다. 사진=이재범 기자.
27일 오후 진행된 ‘긴급차량 우선신호 운영 시연’ 시승식 모습. 119구급대 차량이 우선신호 적용으로 도로를 원활하게 주행하고 있다. 반대측 도로는 신호 통제로 인해 정체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버스 내 TV에 보이는 화면은 구급차에 설치된 단말기 화면과 동일하다. 사진=이재범 기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27일 오후 2시 11분 천안동남소방서 앞. 119구급차가 1번 국도 시내구간인 천안대로로 들어섰다. 뒤이어 천안시 관용차량인 40인승 버스가 따라붙었다.

버스에는 취재기자를 포함해 박상돈 시장과 관계 공무원 외에도 김기서 충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을 비롯한 신한철·김도훈·조철기 도의원, 소방, 경찰 관계자 등이 탑승했다.

구급차와 버스는 비록 저속이지만 안서동 단국대학교병원 입구까지 약 5.4㎞ 구간을 단 한 번의 막힘도 없이 내달렸다. 버스에 동승한 ‘천안시 지능형교통체계(ITS) 확대구축 사업 용역’ 수행업체 관계자는 “현재 천안교통정보센터에서 구급차가 달리는 도로의 각 교차로에 설치된 교통신호제어기를 원격 제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급차가 지나는 주요 교차로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긴급차량출동중’이라는 안내 문구가 표출됐다. 그렇게 구급차는 소방서에서 병원까지 계획된 ‘긴급차량 우선신호 운영 시연’ 운행을 마쳤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천안지역 도로변에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이 도입된다. 이를 통해 응급환자를 구급차에 태우고 병원까지 걸리는 시간을 평균 40% 이상 단축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시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긴급차량의 약 2㎞ 전방 교차로의 신호를 우선적으로 제어하는 것을 말한다. 긴급차량의 위치와 방향을 자동 감지해 신호등이 녹색으로 변경, 정지 없이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긴급차량이 교차로를 100여m 지나면 신호는 원래대로 다시 돌아온다.

구체적으로 이 시스템은 각종 사고나 응급 상황에 출동한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심정지나 중증 외상 환자를 시급히 병원으로 이송하게 될 경우 요청하게 된다. 이후 구급대원은 119구급차량에 설치된 단말기를 통해 가까운 병원까지 최적의 이동경로를 제공받는다. 천안교통정보센터는 우선 신호 제어 및 이에 따른 교통 정체 관련 민원 대응을 담당한다.

현재 천안지역 교차로에 설치된 교통신호제어기 800여 대 가운데 500대가 신호체계를 온라인으로 제어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시내권에는 총 60개의 긴급차량 알림 전광판이 설치됐다. 시는 추후 시민들이 긴급차량 출동 상황을 알 수 있도록 하고자 전광판도 연차적으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는 남았다. 이러한 시스템을 출퇴근 정체가 심한 시간대에도 운영할지 여부다. 우선 소방 측은 교통정체 발생 시 시스템 가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으로 경찰과 소방의 면밀한 협의가 필요한 대목으로 보인다.

여기에 현재 구급차로 한정된 긴급차량을 소방 지휘차와 구조차, 펌프차 등에 확대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오경진 동남소방서장은 시연 전 이뤄진 보고회에서 이에 대해 언급하면서 가능 여부를 물었다. 이에 대해 ITS 구축사업 용역을 수행 중인 박현준 엘지유플러스 컨소시엄 책임은 “편제 단위 통과를 위한 신호시간 조정 등에 대해서는 기술적 준비는 돼 있는 상태다. 컨소시엄 간 논의를 거쳐 가능할 것 같다”고 답했다.

끝으로 박상돈 시장은 “사실 이런 것들을 하다 보면 시민들은 긴급 차량들이 이동하는 동안 오래 대기해야 되기 때문에 불편을 느끼게 될 것”이라면서 “이런 문제도 원활하게 해소될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협의하고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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