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현지 반발 움직임
내달 국내거주 80명 1차 예정
"지역 현안 차질 빚어선 안돼"
[충청투데이 이대현 기자]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유치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제천시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칫 ‘홍범도 장군 공산당 이력’ 논란이 확산할 경우 제천시가 추진하는 고려인 유치 사업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5일 제천시 등에 따르면 민선 8기 제천시는 김창규 시장 임기 내에 카자흐스칸,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등의 고려인 동포 1000명을 제천으로 유치하는 사업을 역점 추진하고 있다.
시가 이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제천지역의 인구소멸을 막기 위해서다. 이 사업의 성공 여부는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의 참여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
홍범도 장군이 카자흐스탄에서 말년을 보냈기 때문이다.
이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두고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은 이번 논란에 ‘화가 단단히 난’ 분위기다.
‘고려인 유치’에 사활을 건 제천시가 이번 논란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실제 리 류보피 카자흐스탄 국립아카데미 고려극장 예술감독은 지난 1일(현지 시각) 고려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범도 장군 공산당 이력이 문제면 내 가족과 (당시 소련의 공산당에 가입했던) 고려인 동포 50만명도 모국의 적인가"라고 반문한 뒤 "항일독립전쟁 영웅 홍범도 장군을 모셔갔으면 제대로 모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게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일고 있는 심상찮은 반발 움직임에 제천시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당장 오는 10월에는 국내에 거주하는 고려인 80명을 1차 입국시켜야 하는 터라 더 예민한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고려인들을 대상으로 이주 희망자 신청 접수를 받고 있는데 홍범도 장군 관련해서는 별다른 특이동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및 육사 외부 이전 논란에 대해 물어보거나 관심을 보인 고려인 동포도 전혀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업 차질 우려를 일축했다.
지역에선 이번 논란이 제천시 역점 사업 차질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 박혁기(51) 씨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손바닥 뒤집듯 뒤바뀌는 이런 역사·정치적 논란에 휩쓸려 자칫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는 일이 생겨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달 31일 육사는 교내에 있는 독립운동가 6명의 흉상 이전을 발표했다. 이 중 홍범도 장군 흉상은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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