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의원들 흉상 이전 입장차 팽팽
野, 이념논쟁 지적에 與 “설치부터 졸속”
육군총장 “대적관 흐리게 해… 이전 필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윤경식 기자] 국회 국방위원회(이하 국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23일 충남 계룡대에서 육군본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앞서 지난 8월 육사가 ‘독립군 및 광복군 영웅 흉상 이전 계획’을 발표하고 사회주의 이력이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사 밖으로 철거·이전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홍범도 흉상 이전’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촉발됐다.

이날 국방위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홍범도 흉상 이전’에 대한 팽팽한 의견차를 보였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흉상이전이 이념논쟁을 조장한다며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홍범도 장군이 이념논쟁의 제물이 됐다”며 “관련 여론조사에서 흉상이전 반대 응답이 63.7%로 나왔고 이것은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같은 당 정성호 의원도 “육사가 이념논쟁의 진원지”라며 “윤 대통령도 국민이 옳다, 이념논쟁 하지 말고 민생에 집중하라 했는데 육군에게 민생은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설치 단계부터 졸속 추진돼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야당의 공세에 응수했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은 “육사의 흉상설치 논의는 2018년 1월부터 시작됐는데 같은 달 16일 재원 파악에 들어갔다”며 “누구를 설치할지도 정하기 전에 제작 의뢰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도 “홍범도 장군은 사랑받는 독립운동가이고 모두가 추앙하는 독립 영웅이지만 육사에는 어울리지 않는 분”이라며 홍 장군의 사회주의 이력에 대한 부적절성을 강조했다.

박정환 육군참모총장도 육사의 정체성과 대적관을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흉상을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 총장은 “홍범도 장군을 포함해 항일투쟁, 광복운동 한 그분들의 업적은 위대하고 존경받아야 하지만 육사에 홍범도 흉상이 있는 건 적절치 못하다”며 “육사 설립 취지나 교육 목적이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서 대적관으로 무장된 생도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흉상을 이전하게 된 것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윤경식 기자 ksyoon110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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