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모금회, 현장실사 진행
운영실태 전반 확인 위해 실시
두 단체에 계속 맡길지도 검토

허베이 유류피해기금 주요일지. 그래픽 정연희 디자이너.  
허베이 유류피해기금 주요일지. 그래픽 정연희 디자이너.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속보>= 해양수산부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허베이 유류피해기금과 관련, 기금사용단체에 대한 현장실사에 나서고 있다. <4월 24·25·26·27·28일, 5월 2·3·4·8·12·15·22일 보도>

23일 해수부 등에 따르면 감독기관인 해수부와 모금회는 22~24일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이하 조합)과 서해안연합회(이하 연합회)를 대상으로 기금 집행 현장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허베이 유류피해기금 정상화를 촉구하는 본보의 지속적인 보도 이후 감독기관이 사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024억원을 모금회로부터 배분받은 조합은 22~23일 이틀간, 1043억원을 받은 연합회는 24일 하루동안 실사를 받는다.

이번 실사는 지난 4일 두 단체가 해수부와 모금회에 제출한 자금집행계획서의 적절성 등을 포함해 기금 운용 실태 전반을 들여다보기 위해 마련됐다.

두 단체가 2019년부터 현재까지 총 3067억원에 달하는 기금을 모금회에 사전 제출한 총괄사업계획에 맞춰 제대로 사용했는지 따져보는 것이다. 또 양 단체가 제출한 자금집행계획서가 모금회의 자금 집행 규제를 충족하지 않았다는 해수부의 설명이 있었던 만큼, 앞으로 두 단체에 기금을 계속 맡겨도 되는지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모금회는 지난달 20일부로 조합·연합회의 신규 및 대규모 사업 집행과 임원의 보수·수당 지급을 금지하는 ‘동결’ 규제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모금회는 단체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만 자금집행계획서에 담으라고 안내했지만, 조합과 연합회는 각자 희망하는 사업 예산까지 포함해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최소 내달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알려진 자금 집행 규제가 이후 해제 또는 연장될지 등이 이번 실사를 통해 판가름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구체적인 실사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짧게 말했다.

유류피해기금 정상화의 시계는 실사 이후인 내달부터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해수부와 모금회는 내달 14일 태안문화원에서 조합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조합, 피해민, 지자체 등 여러 기금 이해당사자가 모여 조합의 지부 분리독립 등 기금단체 안정화와 집행 정상화의 방안을 논하는 자리라는 것이 해수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연합회 역시 기금 사업안 수립 용역 결과가 나오는 내달이 분수령이다.

기금사업기간이 올해 끝나는 상황에서 1000억원에 육박하는 잔여 기금을 6개월 안에 소진하겠다는 연합회의 계획을 모금회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관건이다. 실사와 내달 조합 토론회, 연합회 용역 등으로 그동안 더디고 삐걱거렸던 기금 집행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실시 후 앞선 규제에 맞춘 자금집행계획을 두 단체에 승인할 계획이다"며 "인정하지 않은 범위까지 기금을 집행하면 후속 제제 조치가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허베이 유류피해기금은 2007년 12월 태안 기름유출사고를 일으킨 책임으로 삼성이 모금회에 출연한 3067억원이다.

조합은 2028년까지 2024억원을 쓰겠다며 기금을 받았지만 2019~2021년 전체 기금의 7.8%만 사용했고, 올해 사업이 끝나는 연합회는 현재까지 원금의 이자만 집행한 실정이다.

2007년 태안 기름유출사고 당시 방제 작업자가 낀 장갑이 기름에 검게 얼룩져 있다. 충청투데이 DB
2007년 태안 기름유출사고 당시 방제 작업자가 낀 장갑이 기름에 검게 얼룩져 있다. 충청투데이 DB

권혁조·김중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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