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공문으로 공식 입장 표명
郡 “신뢰할 수 있는 기관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

태안군청사. 태안군 제공.
태안군청사. 태안군 제공.

[충청투데이 박기명 기자] <속보>=2007년 태안기름유출사고 피해민을 위해 조성된 기금 사업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본보 보도 이후 관계기관의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관할 지자체 중 처음으로 태안군이 배분금 수탁을 공식화했다.

19일 군에 따르면 허베이 유류피해기금이 취지와 성격에 맞게 쓰일 수 있도록 태안지역에 배정된 기금을 군이 직접 수탁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1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모금회는 2007년 태안기름유출 사고 후 삼성중공업이 기탁한 지역발전기금 3067억원을 재원으로 하는 배분사업 계약을 2018년 11월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이하 허베이조합) 등 2개 단체와 체결했다.

허베이조합은 태안, 서산, 당진, 서천지역 피해민으로 구성돼 2019~2028년 집행할 2024억원을 배분받았으며, 태안이 1500억원대로 가장 몫이 크다.

그러나 허베이조합은 그동안 기금 수탁 후 내부 갈등과 운영 미숙 등으로 기금이 계획대로 집행되지 않는 등 잡음이 이어져 왔다.

이에 모금회는 지난달 8일 배분금 잔액 환수를 통보한 데 이어 같은달 31일 허베이조합에 계약 해지를 최종 통보했다.

또 모금회는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조치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베이조합 태안군지부의 기금은 정기예탁금 1502억 원과 운영비 반납금 25억 원을 포함해 약 1527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은 “조합 정상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 주민들의 민심이 동요되고 있어 신속한 사업 집행이 필요하고, 유류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태안군인 만큼 군이 직접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적합하다”며 태안군 수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군은 ‘삼성출연금 운영방안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등 그동안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지역 실정에 가장 밝고 주민의견 수렴 및 다양한 사업 경험이 많은 데다 관리감독 체계 등 배분금 집행에 가장 적합한 조직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수탁 사유로 언급했다.

현재 태안지역에서는 그동안 배분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는 등 파행이 지속돼 군민들의 인내심이 극에 달한 상태다.

가세로 군수는 “조속한 지역 안정과 배분금의 정상적인 운용을 위해서는 태안군이 수탁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대안”이라며 “2007년 이후 16년간 고통의 세월을 보낸 피해민들을 위해 모금회가 최선의 선택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안=박기명 기자 kmpark3100@cctoday.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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