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회, 환수 조치 경과 비대위 회의
충남·전남·양 도의회·서산수협도 참여
잔여기금 집행 새 기금사업 체계 논의

2007년 12월 검은 기름띠로 물든 태안 만리포의 모습. 아래 사진은 10년이 지난 5일 오후 푸른 에메랄드 빛을 되찾은 만리포의 모습. 2017.12.5 [충남군 제공=연합뉴스, 항공촬영팀]
2007년 12월 검은 기름띠로 물든 태안 만리포의 모습. 아래 사진은 10년이 지난 5일 오후 푸른 에메랄드 빛을 되찾은 만리포의 모습. 2017.12.5 [충남군 제공=연합뉴스, 항공촬영팀]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환수 중인 허베이 유류피해기금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두고 지자체를 포함한 관계기관 간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모금회는 21일 ‘허베이사업 배분금 환수 조치 경과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개최한다.

회의에는 그동안 허베이 기금사업의 관리감독을 맡았던 모금회와 해양수산부뿐만 아니라 관할지역 지자체인 충남도와 전남도, 양 도의회, 서산수협 등도 참석한다.

모금회가 기금 환수에 들어간 이후 지역사회의 의견을 듣기 위해 비대위가 열리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비대위는 현재 모금회의 환수 조치와 관련해 전문가 자문을 듣고, 잔여기금을 집행할 새 기금사업의 체계를 논의할 계획이다.

기존 기금사업이 실패했다고 보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만큼, 지난달 말에 계약 해지된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이하 허베이조합)과 서해안연합회는 비대위에서 제외됐다.

앞서 모금회는 2007년 태안기름유출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이 기탁한 지역발전기금 3067억원을 재원으로 하는 배분사업계약을 2018년 11월 두 단체와 맺었다.

허베이조합은 2019~2028년 2024억원을, 서해안연합회는 2019~2023년 1043억원을 집행하기로 했으나, 내부 갈등과 운영 미숙 등으로 사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모금회는 지난달부터 기금 환수 작업에 나섰다.

실제 허베이 기금 잔액은 약 3000억원으로 파악될 정도로 피해민 복리 증진과 지역 발전을 위한 사업이 거의 진척되지 않은 상황이다.

기금 환수 작업에 더해 비대위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유류피해민을 위한 새 기금사업 체계 마련에 한층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다.

특히 기금 배분액이 약 1500억원으로 가장 많은 태안군이 지역 몫의 기금을 직접 수탁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모금회에 공식적으로 전달한 만큼, 지자체가 기금사업에 어느 범위까지 참여하게 될지도 관건이다.

서해안연합회의 경우 법원에 모금회의 기금 환수 조치 중단 가처분 신청을 낸 상황인 만큼, 모금회와 기존 사업단체 간 갈등을 풀어나갈 전략 수립도 중요해 보인다.

일단 도는 20일 첫 비대위에서는 구체적인 기금사업안을 제시하기보다는, 모금회와 해수부,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는 데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도 관계자는 "아직 잔여 기금 환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으로 향후 모금회 등에 새 사업안을 마련하면 이를 도 실정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지 따져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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