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로 영화나 연극, 소설 등에서 줄거리나 내용을 관객과 독자 또는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미리 알려주는 정보 나아가 그런 행위나 행위자를 일컫는다. 줄거리나 구성, 특히 반전의 경우 다음 상황을 알 수 없는 긴장으로 인해 더욱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즐거움을 가져오는 까닭에 스포일러는 작품을 감상할 때 느끼는 묘미를 파괴해 소비자나 생산자 모두에게 배척받기 마련이다.부정적인 까닭에 하지 않아야 할 행위 또는 그 개념을 지칭하는 스포일러가 이즈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상영과 관련해 새롭게 회자되고 있다. 어느 작품
예전 꽤 오랜 세월 '군관민(軍官民)'이라는 표현이 아무 저항감 없이 통용된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가당치도 않게 순서를 매긴 용어가 자연스럽게 쓰여진 바탕에는 군사정권의 억압과 사회의 무력감이 깔려있었을 것이다.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의미 깊은 사회발전의 징표를 이런 데서 찾아본다.보훈처(報勳處)라는 정부기관 명칭을 쓰기까지 원호처(援護處)라는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시혜의 어감을 풍기는 용어를 오래 사용해야 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고초를 겪은 분들께 국가가 해야 할 응당의 보답을 '원호'라는 다소 건방져 보이는 명칭으로
#.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맞았던 이유를 잘 모르겠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여 살다가 군대로 모였으니 정신 개조와 군인정신 함양 차원에서 어느 정도는 효용을 인정할지 몰라도 1979년 봄 진해에서 14주 훈련 기간, 구타와 기합의 기억은 4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선연하다. 주로 야구 방망이로 엉덩이를 때렸고 그 외에 갖가지 명분으로 어지간히 맞았던 것이다. 팬티 차림에 칫솔로 단체 총검술, 식당 앞 방화수통에 들어가 동료들의 식사모습을 지켜보는 벌칙을 받은 동기생도 있었다. 훌륭한 군인, 강인한 장교를 만드는 과정이었다고
미스코리아 경연대회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던 시절이 있었다. 공중파 TV에서는 결선 행사 한참 이전부터 여러 관련 이벤트를 방송했고 각 시·도 예선에서 뽑힌 여성들은 꽤 긴 합숙기간 동안 나름 돋보이려 최선을 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왜곡된 여성상 전파, 성의 상품화가 논란이 되고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일종의 관음증을 사회에 확산시킨다는 비난에 밀려 공중파 중계 중단을 시작으로 급속히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지금도 행사는 여전히 지속되고 케이블 방송에서 중계를 하겠지만 이제는 지나간 20세기 후반기 한국사회에서 크게 주목
1900년에 태어나 1991년에 세상을 떠났으니 20세기 거의 전부를 살고 간 분이다. 삶의 전반부는 식민치 치하의 조국을 걱정하며 상해 임시정부에서 안살림을 맡고,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시기였다. 광복된 고국에 돌아와서도 이데올로기 대립과 일제 잔재 청산의 갈등 속에 조국의 영욕을 지켜본 사람, 정정화 여사. 회고록 '녹두꽃'을 텍스트로 구성한 그의 일대기를 연극으로 만난다. 3·1운동과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즈음하여 우리는 여성 독립투사 정정화 선생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통해 20세기 현대사의 빛과
국제관계에서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고 한다. 세계사를 훑어보면 나라간 친소, 우호적대 관계는 실로 무상하게 국력과 실리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바뀌어 왔음이 이를 증명한다. 결국 자강불식, 끊임없이 힘을 키우는 것만이 치열한 국가경쟁 구도에서 살아남는 방안임을 실감한다. 이런 현실에서 소모적인 정쟁과 각 당의 이해타산과 명분 쌓기에 골몰하는 이즈음 우리 정치풍토는 힘을 모으기는커녕 그나마 쌓아놓은 국력을 탕진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나라의 힘을 쌓아가는 동시에 이로운 우방 여러 나라를 우리 편으로 만드는 노력 또한 절실하다
[충청투데이]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 포스팅 상당 부분은 개인적인 신상노출에 할애되어 있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다, 오늘 일정은 이렇다, 무엇을 먹었다 등등 공감대 형성이 본질적으로 넓지 않은 내용이어서 지인이 올린 글과 사진이라 해도 읽고 나면 허망할 때가 적지 않다. 이런저런 개인적 사연을 통해 이해가 깊어지고 소통이 촉진된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이런 사생활 노출의 비중은 나날이 늘어가고 이런 신상메모와 가십이 결국 SNS의 부정적인 역기능을 가져온다면 보다 넓은 차원의 사회적 공감대와 여론 형성, 환기는 순기능의 측면...
[충청투데이] 꼭 30년이 되었다.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는 우리 사회 문화와 풍습 나아가 의식과 가치관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해외여행자가 2018년 2869만 5983명을 기록했다는데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은 1534만 명으로 거의 갑절에 이른다. 사방이 막힌 나라에서 해외문물을 익히고 견문을 넓혀 나라 발전에 이바지 한다면 바람직하겠지만 여기에 수반되는 이런 문제점 저런 부작용이 늘 발목을 잡는다. 1989년 패키지여행 비용과 지금의 가격이 거의 비슷하다는 점 또한 주목할만하다. 당초에 너무 높게 책정했거나 지금이 덤핑이거나 둘 ...
[충청투데이] 1만시간의 법칙. 과문한 탓에 근래에 이 개념을 알게 되었는데 검색해보니 제각기 조금씩 차이가 나는 해석을 아전인수 격으로 풀어내고 있다. 주로 학원이나 강습소, 개인레슨 그리고 카페나 동호회 등의 SNS에서 자신들의 활동을 선전하고 특히 학원의 경우 수강기간을 연장하라는 의도로 장황하게 이 법칙을 설명하고 있었다. 모두들 자천타천 '전문가'를 표방하는 세상에서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기위해 얼마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을까. 한 분야에 정통하기 위하여 수십 년 우직하게 내공을 쌓은 분들도 많겠고 자신의 직업과 관련된 분야...
[충청투데이]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해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성가정 성당, 벨기에 브뤼셀 중심가 골목 귀퉁이에 자리 잡은 오줌싸개 동상. 이 둘은 규모는 물론 예술성이나 미학적 가치 등에서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다만 바르셀로나나 브뤼셀을 방문한다면 '반드시 가볼 (must see)' 명소 리스트에 올랐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크고 작은 도시를 막론하고 저마다 한 두 곳 또는 여러 군데 관광 명소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주 화재로 일부 소실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에펠탑, 개선문, 루브르 박물관 그리...
[충청투데이] 동양권 음식의 종주국으로 중국을 꼽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다. 메뉴와 식자재의 다양함과 긴 역사 그리고 전 세계에 포진한 중국식당의 양적 위압감으로 볼 때 그런 평가가 가능하다. 거기에 3천 몇백 종류가 생산된다는 백주(白酒)가 결합되면 중국음식의 경쟁력은 더 높아진다. '웍'이라는 주방기구에 재료를 넣고 이런저런 소스와 양념을 더해 높은 화력으로 단시간에 볶아내는 방식이 주류를 이룬다지만 인종과 문화를 넘어서서 선호되는 파급력은 막강하다. 서양으로 넘어오면 프랑스 음식을 꼽는다. 오랜 역사와 고급스러운 이미지 그리고 이...
[충청투데이] SNS를 통하여 주로 미군 장성이나 장교, 외교관 그리고 호감을 가질만한 인물로 위장하여 친분을 쌓은 뒤 금품을 갈취하는 신종 사기수법이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누가 봐도 의심이 갈만한데 어떻게 그런 사기수법에 피해를 볼 수 있을까 하겠지만 당사자들로서는 돈을 보낼 수밖에 없는 정황에 직면하였을 것이다. 사기수법의 진화는 SNS 같은 첨단문명과 감성이라는 인간 본연의 원초적 본능을 교묘하게 결합하여 목적을 이루고 있다. 이런 범죄는 주로 불특정 다수에게 접근하여 최대한 호의로 친분을 쌓고 나서 이런저런 사유를 들어 돈을 요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