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오자, 탈자, 잘못된 표현 등을 찾아내 고치는 습관이 어느새 50년에 접어들었다. 고교 신문반, 문예반을 거쳐 대학시절 학보사에서 3년간 활동하는 동안 이런 교정본능은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굳어졌고 강단에 서면서 부터는 학위논문 지도와 과제물 평가 그리고 그간 펴낸 저서와 역서 편집, 교정 과정에서도 역시 틀린 글자, 오타, 적절하지 않은 표현과 문장 바로잡기는 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충청투데이] 부산시 기장군 대변(大邊)초등학교가 지난해 봄부터 용암초등학교로 이름을 바꾸었다. 나라에 바치는 공물을 보관했다는 대동고가 있었던 근처 해변이라는 대동고변포(大同庫邊浦)에서 유래했다는 의미 있는 이름이지만 어감상 뉘앙스에서 어린 학생들이 상처를 받아왔다는데 뒤늦은 감이 있어도 개명은 반가운 일이다. 역사와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일부 지역주민이나 동문들의 반대도 있었겠지만 교육수요자인 학생들의 희망을 감안한 전향적 조치였다. 야동초등, 백수초등, 김제동초등학교 등 듣기에 따라 여러 느낌이 드는 교명이 아직 여럿 있지만 우리나라 ...
[충청투데이] 1970년대 대학 외국어문학과 강의는 대체로 텍스트 해석 위주로 진행되었다. 지금처럼 번역서나 관련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이 아니어서 원문의 우리말 해석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과제였던 것이다. 담당교수들은 많은 경우 한 줄 읽고 한 줄 해석하면서 약간의 주석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강의하였다. 그것도 한 학기 16주강의 가운데 약 1/3 이상은 이런저런 사유로 휴강하거나 당시 시국과 관련하여 잦은 반정부 시위로 휴교령이 발동되어 아예 강의 자체가 없었던 황량한 시절이었다. 그러다보니 작품의 문학성이나 작가의 메시지, 문체나 구성상의 ...
[충청투데이] 더운 여름 날 도로에서 땀 흘리며 일하고 있는 근로자 옆을 지나가며 젊은 어머니가 아이에게 말한다. "얘. 너도 공부안하면 저 사람처럼 될거야. 그러니 공부 잘해." 나름 적절한 상황의 훈계라고 생각하겠지만 아이의 의식은 혼란스러워진다. 이런 부모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편안한 직장이 아니라 더운 날 길에서 땀을 흘리며 힘든 육체노동을 하기 싫으면 공부하라는 지적은 전형적인 공포소구(fear appeal)에 속한다. 인간심리에 잠재한 공포본능을 자극하여 목적을 달성하려는 이런 시도는 주로 광고매체에서 많이 쓰인다. 의약품과 ...
[충청투데이] #. 국민생선 명태 증조할아버지가 고향에서 서울로 과거시험을 보러 떠날 때 챙긴 짐 목록을 할아버지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지필묵에 옷가지, 짚신 여벌과 미숫가루, 얼마간의 여비와 마지막으로 북어를 짊어질 만큼 챙겨 괘나리 봇짐에 넣었다고 한다. 문경새재를 넘어 먼 서울 길을 가는데 북어는 무게도 별로 나가지 않고 영양 식품으로 요긴하게 쓰였다는 것이다. 조선조 말엽 매관매직으로 출중한 실력자라도 제대로 과거에서 선발되기 어려운 풍토였다지만 몇 번의 낙방을 겪은 증조부는 이후 과거를 포기하고 고향에서 착실하게 농사에 종사하였다...
[충청투데이]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대단한 생각과 결단이 아닐 수 없다. 해외여행의 개념조차 희박하던 시절 세계일주라는 꿈 같은 대장정을 실천에 옮긴 여행가 김찬삼(1926~2003) 교수가 남긴 글과 사진은 시대를 건너 여전히 빛난다, 그의 '세계일주 무전여행기'는 읽는 사람들에게 꿈과 동경, 무한한 상상의 날개를 펼쳐주었다. 캄보디아, 인도, 에티오피아, 네팔 같이 문명화가 덜 된 가난하고 생소했던 나라를 주로 찾아 거기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백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문장에 담아내어 행간을 더듬어 읽는 사람들을 미지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충청투데이] 아프리카 국가들 대부분의 국경선은 직선이거나 이에 준하는 형태이다. 유럽 강대국들의 식민지 점령과 통치의 결과로 형성된 곧은 직선에서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슬픈 근현대사가 읽힌다. 이에 반하여 유럽 각국의 국경선은 오밀조밀 들쭉날쭉 극심한 요철 형상을 보인다. 물고 물리며 뺏고 빼앗는 국토 분쟁의 결과일텐데 아무튼 유럽연합(EU)이라는 이름으로 28개국이 이런저런 통합과 교류 속에 살아가고 있...
[충청투데이 충청투데이] 교통범칙금이나 과태료 체납자들에게 국제운전면허증 발급을 중지시키자 3개월 간 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납부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도로교통법 개정 시행으로 체납자 78.3%가 11억 여 원을 납부했다는데 아직 내지 않은 21.7%의 미납액 역시 10억원이 넘어 고액체납자들의 반응이 더뎠다고 한다. 이 뉴스가 전해지자 인터넷 상에서는 오랜만에 당국의 조치를 환영하는 댓글 일색이었다. 탁상공론에 늘상 헛다리짚는 시책 입안, 발표로 지탄을 받아오던 차에 이런 '신선한' 조치를 반기는 여론이 절대적이었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범위를 넓혀...
[충청투데이] 관이 상위 5위 안에 드는 김해 김, 밀양 박, 전주 이, 경주 김 그리고 경주 이씨를 합하면 1300만 명 정도 된다니 우리나라 성씨문화의 독특한 현상이라 할만하다. 본관 순위 20위까지가 모두 각기 40만 명을 넘는다는 통계도 눈여겨볼 만하다. 베트남에서는 응우옌(Nguyen) 단일 성씨가 40%에...
[충청투데이] 기초·광역의회 의원들의 이른바 해외연수의 비효율성과 예산낭비로 인한 불신과 질타의 눈길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1995년에 지방자치제도가 부활된 이후 이어진 공직자들의 외유성 해외연수는 끊임없는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같은 연수라 해도 공무원들의 경우는 한 단계 수준이 높다. 최소한의 면피성 명분과 장치를 추가해 대놓고 비난을 받는 경우가 덜하다지만 지방의회는 무모하리만치 대책 없는 소모적 외유를 여전히 즐기고 있다. 이번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낯 뜨거운 소동을 계기로 어떤 개선이 이루어질지 모르겠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는 ...
[충청투데이] 와인은 다른 주류에 비해 이미지 구축이 약간 독특하다. 음주 매너에 있어서도 다소 까다로운 격식이 일반인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고 와인과 관련된 스토리텔링 또한 와인을 다른 술과 구분짓는 요인이 될 수 있었다. 그 결과 일반인들에게는 접근하기 그리 수월하지 않은 술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반면 애호가들에게는 끊임없는 호기심과 탐구 대상이 되어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외인의 종주국이라는 프랑스에서는 주류 소비의 58%가 와인일 정도로 국민술이 되어 있고 나아가 술이라기 보다는 음료로 간주하려는 경향이 높은데 이즈음...
[충청투데이] #. 유익한 나무 바오밥 높이는 20m에 이르고 몸통 직경 2m, 씨앗과 줄기 그리고 뿌리는 식용, 껍질로는 그릇을 만들고 속껍질은 실과 밧줄, 그물을 만드는 등 더없이 유용한 나무 바오밥.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가 '어린왕자'에서 뿌리뽑아야할 악의 상징으로 부정적으로 묘사했지만 이는 당시 창궐하는 나치독일을 경계하는 상징적 이미지일 뿐 바오밥 나무의 유익함은 특히 나무 안에 물을 저장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