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를 책임지는 기관장이자 한 명의 시민으로서 오늘의 기고문을 전한다.시를 읽는 것을 좋아한다. 읽는 것뿐 아니라 어떤 자리에서 사람들에게 내 생각이나 마음을 나눌 때 좋아하는 시의 글귀를 대신하기도 한다. 신입 직원들과의 첫 만남 때도 미국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글로 환영의 말을 전했다.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글의 자유로움만큼이나 해석의 다양성에 있다. 글은 누구든 똑같이 읽지만 의미를 해석하는 건 사람마다 그리고 상황마다 다르다.시란 무엇인가? 라고 한 번쯤 생각할 때 이어령 선생이 쓴 ‘거시기 머시기’란 책
1606년 율곡 이이의 적전(嫡傳, 제1의 제자)인 59세의 사계 김장생은 금강의 절경이 내려다보이는 옥녀봉 중턱(현 충남 논산시 강경읍)에 임리정을 지었다. 이곳에서 그는 동료 후학들과 함께 공부하고 강학하면서 20여년 전 타계하신 스승, 율곡을 모시고 제향하는 서원 건립을 논의했다. 20여년의 노력 끝에 1626년 드디어 임리정에서 우측으로 수십 발짝 떨어진 산기슭에 죽림서원을 건립할 수 있었다. 스승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모시면서 살고 싶었던 그는 그토록 존경하는 스승을 오른손으로 부축하듯 모시면서 행복하게 여생을 살았다
필자는 최근 대전 중앙시장 화월통 아케이드, 용운시장 쿨링포그 준공식에 참석해 더 쾌적해지고 편리해진 전통시장을 보게 됐다.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아케이드와 쿨링포그 등이 설치된 것이다. 전통시장도 이제 여름에 시원하고 쾌적하게 장을 볼 수 있는 쇼핑공간으로 변모해 가고 있었다. 상인들도 시장환경이 획기적으로 바뀌자 기쁨과 의욕으로 들떠 있었다. 상인회장이 마이크를 들어 신호를 보내자 모든 점포의 상인들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각자의 가게 앞에 나와 서로와 고객을 향해 인사를 한 후 간단한 체조를 한다. 매일아침 영업 시작의 재현
도시에서와 달리 시골에서 잠을 자면 정확하게 여섯 시간을 자면 눈을 뜬다.촌노도 아니 것만 마치 촌노의 습관인양 내 속으로 파고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도시에서는 야심한 밤에도 잠들지 못한다. 그림을 하는 시간이 늦어질수록 자연스레 잠을 청하는 시간이 늦어지고 바이오리듬을 어기게 된다.도시에서는 잠들 시간에, 시골에서는 눈을 뜨니 정상이 아니다.아닌 걸 알면서도 그럴 수 없음에 달콤한 유혹처럼 나를 달랜다.이해한다고, 그럴 수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변화! 내 나이가 돼도 변화를 추구하고 변화 속에 있는 사람이고 싶다.멈춤은
0시 축제가 열렸다. 시민들과 축제를 찾은 관광객으로 대전이 들썩인다. 밤에는 거리마다 크고 작은 콘서트가 열린다. 청년들의 노래와 환호성이 밤공기를 채운다. 지난 11일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할 ‘대전 0시 축제’가 개막했다.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원장으로 퍼레이드에 참여하며 외국인들과 함께 걷고, 시민들과 손뼉을 마주치며 축제에 스며들었다.0시 축제는 ‘잠들지 않는 대전, 꺼지지 않는 재미’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사용한다. 대전에는 잠들지 않고 꺼지지도 않는 또 다른 것이 있다. 바로 ‘돌봄’이다. 0시부터 24시까지 영유아, 아동,
논산천 상류 병암유원지에서 ‘을문이’를 채집했다. 을문이는 망둑어과에 속하는 작은 민물고기인데 정식명칭은 밀어다. 논산에서는 을문이로 부르는데 "효자고기"로 유명하다.조선 성종 때 충청도 은진현, 지금의 논산시 가야곡면 함적리에 강응정이라는 효자가 살았다. 한 겨울에 병환 중인 어머니가 개장국을 먹고 싶다고 하셨지만 구할 수 없었다. 집에서 20리 떨어진 양촌장에서 어렵사리 개장국을 구해 논산천을 건너오던 중 얼음에 미끄러져 개장국을 다 쏟았다. 얼음 위에 주저앉아 자신의 불효를 탓하는데 넘어지며 깨진 얼음구멍에 작은 물고기가 몰려
필자는 올해 5~6월 ‘초격차 1000+’ 사업에 선정된 기업에 특별히 제작된 현판을 수여하기 위해 기업을 방문할 기회를 가졌다. 이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모빌리티, 로봇, 빅데이터·AI 등 10대 신산업 분야에서 한국경제를 이끌어갈 딥테크 스타트업을 향후 5년간 1000개 이상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현판을 실무자가 전달할 수도 있었지만 필자는 이 사업에 선정된 기업이 어떤 기업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기업을 격려하기 위해 이번에 선정된 17개 기업을 모두 직접 방문했다. 간단한 기업소개, 사업
주로 나는 야밤에 작업하는 습관 때문에 새벽의 기운을 알 길이 없었다. 어쩌다 시골 작업실에서 아침을 맞이할 때면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내 루틴을 보게 된다. 나도 이럴 수가 있구나, 하고 말이다. 새벽같이 일어나 라디오를 틀고 커피 향이 더 좋아 커피를 내린 다음 뜰로 나선다.지나간 세월이 무색하다. 왜 그렇게 힘들게 살았는지를 자문해 본다. 탐욕이 나를 내려놓는 순간 나의 거처는 평화의 대지로 변했다. 장마는 아직 이곳에 많이 머물러 있고 축축한 대지는 원치 않은 ‘쉼’을 선사한다. ‘할 일이 태산 같은데….’ 누구는 내게 너
한 달 가까이 가슴을 콕콕 찌르는 사연이 있다.사회서비스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진행한 간담회에서 한 형제 이야기를 들었다.돌봄 선생님이 밖에서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형이 동생에게 "오늘은 네가 이용하는 날이 아니야. 얼른 가"라고 했다는 거다.8만원의 이용료가 없어 번갈아 가며 다함께돌봄센터를 이용하던 형제가 같은 날에 2명이 센터를 찾으면서 생긴 일이다.한 달이 지난 지금도 그 이야기를 떠올리면 가슴이 저민다.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전국 맞벌이 가구 비율은 46.1%(5486가구)로 절반에 가까운 가정의 부모가 경제 활동
한국유교문화진흥원장이 돼 유교의 가르침과 유교문화를 통해 우리사회를 좋게 하겠다고 하니 응원과 함께 우려도 있었다. 부정적 시각의 요체는 두 가지. 첫째는 유교가 21세기 첨단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고리타분한 가르침이라는 것과 둘째는 나라를 망하게 한 유교를 또 들고 나온다는 것이었다.지난달 30일 중국 쓰촨대학 국제유학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유교경전 발간 사업인 유장(儒藏)과 파촉전서(巴蜀全書) 편찬의 중심기관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금 중국은 문화대혁명 기간 중 ‘유교가 나라를 망하게 했다’면서 파괴
요즘 TV를 보면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무릎팍 도사’ 등 의뢰인이 고민을 털어놓고 허심탄회한 대화와 상담을 통해 고민과 문제를 해결해 주는 TV 예능프로그램이 꾸준한 인기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오은영 박사는 의뢰인이 겪고 있는 다양한 사연에 대해 냉철한 관찰과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내면에 잠재한 문제점을 찾아낸다. 이에 대해 의뢰인과 함께 공감하고 아픔을 같이 하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로운 해결책을 제공해줌으로써 희망과 행복한 삶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조언을 해
귀한 시간이 지나고 있다.육체의 배가 고팠던 시절에 정신의 배는 사치였지만 지금은 정신의 배가 고픈 시대가 아닌가 싶다.존재의 가치는 오직 나만을 위한 위대한 시간일 때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내 안에 있다.나를 실낙원으로 안내를 할 텐데 그곳이 어딘지 궁금하다.사소한 선택이 내 삶의 깊은 뿌리를 내린다.과정이 어렵지 않은 것처럼 내 시간들은 늘 기대의 대상이다.정년이 지나면 제2의 인생을 살아가야 하듯이 시간은 누구에게나 정직하듯이 나도 예외일 수 없다.다시 시작하는 일기는 정년 이후겠지만 몇 년 남지 않은 교수생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