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원장

0시 축제가 열렸다. 시민들과 축제를 찾은 관광객으로 대전이 들썩인다. 밤에는 거리마다 크고 작은 콘서트가 열린다. 청년들의 노래와 환호성이 밤공기를 채운다. 지난 11일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할 ‘대전 0시 축제’가 개막했다.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원장으로 퍼레이드에 참여하며 외국인들과 함께 걷고, 시민들과 손뼉을 마주치며 축제에 스며들었다.

0시 축제는 ‘잠들지 않는 대전, 꺼지지 않는 재미’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사용한다. 대전에는 잠들지 않고 꺼지지도 않는 또 다른 것이 있다. 바로 ‘돌봄’이다. 0시부터 24시까지 영유아, 아동, 노인, 장애인, 다문화 등 대전 시민의 행복한 삶을 돌보는 이들이 있다.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 보육교사, 생활지원사 등 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이 시민을 위해 현장에서 꺼지지 않는 돌봄을 펼치고 있다.

태풍이 오거나 폭염, 폭설이 있어도 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은 현장을 굳건히 책임진다. 숭고한 활동에 박수받아야 할 이들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아침 출근과 함께 대상자로부터 입에 담기 힘든 욕을 들은 사회서비스 종사자는 가슴앓이만 할 뿐이다. 주변 이웃과 지원 물품이 다른 것에 분노해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지원받은 쌀을 흩뿌리며 항의하는 사람도 있다. 어려운 근무 환경에 반해 낮은 보수 수준은 이직을 생각하게 한다.

2022년 대전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 실태조사에 따르면 종사자 3명 중 1명(31.6%)이 이용인으로부터 직접 폭력을 당했거나 간접적으로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폭력의 상당 부분은 언어 그리고 신체 폭력으로 이뤄진 가운데 폭력의 사유로 정신장애 또는 단순 화풀이가 많아 통계 결과만으로도 돌봄 현장의 위험도와 긴장감을 느꼈다.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은 모든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행복을 원한다. 종사자의 행복에서 이뤄지는 사회서비스가 진정으로 대전 시민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한 종사자 힐링 프로그램과 심리 지원, 노무 상담 등을 지원한다. 안전한 근무 환경을 위해 시설 안전 점검과 대체인력 지원사업 또한 펼치고 있다. 보수, 직무환경, 역량 강화 등 사회서비스 종사자를 위한 정책연구로 제4차(2024-2026) 사회복지사 등 처우개선 지원계획 수립 연구도 추진 중이다.

대전을 세상의 중심으로 이끈 ‘0시 축제’를 많은 시민이 느끼고 즐겼으면 한다. 축제의 즐거움과 함께 돌봄 현장에서 0시부터 24시까지 ‘0시 돌봄’을 펼치는 모든 종사자분들에 대한 감사함도 시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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