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우 배재대학교 아트앤웹툰학과 회화 교수·평생교육원장

주로 나는 야밤에 작업하는 습관 때문에 새벽의 기운을 알 길이 없었다. 어쩌다 시골 작업실에서 아침을 맞이할 때면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내 루틴을 보게 된다. 나도 이럴 수가 있구나, 하고 말이다. 새벽같이 일어나 라디오를 틀고 커피 향이 더 좋아 커피를 내린 다음 뜰로 나선다.

지나간 세월이 무색하다. 왜 그렇게 힘들게 살았는지를 자문해 본다. 탐욕이 나를 내려놓는 순간 나의 거처는 평화의 대지로 변했다. 장마는 아직 이곳에 많이 머물러 있고 축축한 대지는 원치 않은 ‘쉼’을 선사한다. ‘할 일이 태산 같은데….’ 누구는 내게 너무 바쁘게 지낸다고 하는데 오히려 나는 가만히 있는 게 더 힘들다.

나는 아직도 꿈을 꾼다. 되새김하듯 내게 주문을 걸고 차근차근 때를 기다리면서 준비를 한다. 대전에 살면서 대전처럼 큰 도시에 괜찮은 아트페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화랑 중심의 아트페어를 말이다.

아트페어는 여러 화랑이 연합해 미술품을 전시·판매하는 미술행사다. 예술작품의 판매를 목적으로 한 미술시장을 말하는데 아트페어란 명칭 외에도 아트쇼, 박람회, 전람회, 전시회 등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있지만 일단 작품 전시가 아니라 판매가 중심이 된다면 아트페어로 분류하는 게 일반적이다. 예술작품은 주로 회화, 조각, 판화, 공예 등이다.

최근 들어서는 디자인이나 각종 굿즈를 파는 경우도 있지만 회화가 주를 이룬다. 과거에는 작품 판매에만 집중해서 말 그대로 부스를 세워놓고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부스를 세워놓고 판매하는 건 비슷하지만 점점 비엔날레처럼 전시 연출이나 기획에도 신경 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유럽 아트바젤과 프리즈 아트페어나 아시아 홍콩아트페어만 봐도 프로젝트는 어마어마하다. 그만큼 현대인의 목마름이 분출하듯 예술시장으로 몰려든다.

관람객의 눈높이도 높아짐에 아테페어도 선별이 되고 있다.

대전도 미술협회 주관 대전국제아트쇼도 열리고 있지만 아쉬움이 남는 갈증이 있었는데 드디어 우리 대전도 화랑 중심의 국제적인 또 하나의 아트페어가 내년에 열리게 된다.

다른 타 도시도 몇 개의 아트페어 행사가 열리고 있는 만큼 우리 대전도 국제적인 도시로 선도하고 문화예술의 도시로서 역량을 보여주는 기회가 됐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지금도 품고 살지만 앞으로는 결과물로 정착시켜야 할 때임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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