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녹영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필자는 최근 대전 중앙시장 화월통 아케이드, 용운시장 쿨링포그 준공식에 참석해 더 쾌적해지고 편리해진 전통시장을 보게 됐다.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아케이드와 쿨링포그 등이 설치된 것이다. 전통시장도 이제 여름에 시원하고 쾌적하게 장을 볼 수 있는 쇼핑공간으로 변모해 가고 있었다. 상인들도 시장환경이 획기적으로 바뀌자 기쁨과 의욕으로 들떠 있었다. 상인회장이 마이크를 들어 신호를 보내자 모든 점포의 상인들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각자의 가게 앞에 나와 서로와 고객을 향해 인사를 한 후 간단한 체조를 한다. 매일아침 영업 시작의 재현이다. 이제는 전국적으로도 새롭게 변모한 전통시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미 서울 광장시장, 남대문시장은 외국 관광객들에게 한국문화를 체험하기 위한 필수 여행코스가 되었고, 요즘 MZ 세대에게는 이색 데이트코스, 전통시장 핫플(핫플레이스), 레트로 감성공간, 전통시장 맛집 등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젊은 층의 유입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먹거리와 독특한 감성으로 MZ 세대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제주맥주, 스타벅스, LG전자 등 주요브랜드의 컨셉스토어와 힙한 상점이 줄줄이 들어서며 비즈니스의 격전지로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모든 전통시장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해 있던 전통시장에 새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침체하고 낡은 이미지의 전통시장이 이렇게 새롭게 변모하고 각광 받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전통시장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의식변화와 노력이다. 상인들은 질 좋고 다양한 상품으로 친절하게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고객서비스 교육을 듣고, 고객들의 깨끗하고 안전한 장보기를 위해 자체적으로 청소와 안전교육을 받으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새벽배송과 당일배송도 오픈마켓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둘째,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도 크게 기여 하고 있다. 기존의 노후화된 시설의 현대화와 경역혁신을 지원해 주차장, 냉방시설, 고객편의시설 등 쇼핑환경이 비약적으로 개선되었다. 셋째, 전통시장의 변화에 부응하는 고객들의 반응이다. 변화된 곳에서 새로움을 찾는 고객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넷째, 전통시장 가치의 재인식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12년 전통시장 육성 특별법을 개정하여 기존 ‘재래시장’을 ‘전통시장’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그 개념을 재정의했다. 단순히 과거로부터 전해오는 것이 아닌 전통과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장소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렇듯 전통시장도 과거의 전통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의 시장트렌드를 적극 흡수하여 전통의 현대화가 된 것이다. 모바일 쇼핑, 라이브커머스 등 새로운 업태로의 진입이 빨라지고 있는 등 유통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전통시장이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통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전통시장의 장점과 고객의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는 전략과 노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대도시 대규모 아파트주변의 전통시장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참고할 만하다. 곧 추석명절이 다가온다. 이번 추석명절 차례상은 새롭게 변모한 전통시장에서 준비하는 것이 어떨까! 그곳에서 대형마트에서 찾을 수 없는 특별한 추억을 하나씩 만들어 가는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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