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10개교, 대대적 학사 구조 개편 예고
자율전공 확대·학과 단위 폐지 등 계획해
유사성 짙어… 상황 맞는 혁신 필요성 제기
전문대 “일반대와 통합없인 선정 어려워”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대학 간 통합과 무학과, 첨단산업이다.

정부는 지역 특성에 맞는 자율적 혁신을 내세우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획일적인 변화를 우려하고 있다.

13일 교육부에 따르면 글로컬대학 1차 선정에 이름을 올린 10개교는 모두 대대적인 학사 구조 개편을 내세웠다.

전공 자율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전공 구분 없이 신입생을 모집하거나 자율전공 확대, 학과 단위 폐지 등을 계획했다.

무학과는 현 정부에서 꾸준히 제시해온 정책이다. 글로컬대학과 별도로 정부는 2028년 대입 개편에서 무학과를 30%까지 확대할 방침이며 글로컬대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각 대학에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지역대학들의 우려는 적지 않다.

이공계 중심이 아닌 종합대학의 경우 도입이 어려운 데다가 대학의 기반을 흔들거나 산업 인력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목소리다.

충청권 A대학 기획처장은 "무학과는 해외 유수의 대학에서도 실험적으로 추진해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일부 대학에서만 추진할 특별한 사항"이라며 "기본에 충실한 대학이 결국엔 탄탄하게 가는 것인데, 이미 학생들의 의지만 있다면 전과를 하거나 다전공을 할 수도 있다. 이러한 과격한 변화를 의미없이 요구하는 것은 대학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B대학 기획처장은 "학내에서 유행 분야에 학생들의 쏠림 현상이 극대화될 것"이라며 "전국 대학에 획일적으로 적용이 되면 국가 전체적으로도 산업 인력이 쏠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학 간 통합이나 각 대학이 내세운 전략산업 등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글로컬대학 선정 대학 중 상당수는 지역 연계 주력 산업군이 바이오, 반도체, 모빌리티, 이차전지 등 유사성을 보였다.

대학 간 통합으로는 국립대 8개교가 글로컬대학에 이름을 올렸고 일부 대학들은 기업 연계 방안 등에서도 유사성이 확인됐다.

대전 한 대학 관계자는 "대부분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확장한 것과 같다"며 "교육부가 얘기한 혁신이라는 것이 이미 정답이 나와있었던 셈이다. 현장에서는 각 지역에 맞는, 대학 상황에 맞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컬대학 선정에서는 전문대의 입지도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대 중에서는 경북도립대 단 한 곳이 글로컬대학에 포함됐지만 안동대와의 통합이 전제였다.

사실상 일반대와의 통합 외엔 전문대의 선정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역 전문대들은 글로컬대학 사업 설계부터 직업교육의 상황이 고려되지 않아 여러 가이드라인에도 불구, 도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전문대 관계자는 "2년제 고등직업교육기관의 특성을 알고 평가에 반영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전문대는 바로 전공과목을 수강하는 직업인 양성학교로, 일반대와 리소스 측면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전문대들 간의 연합을 통해 글로컬대학에 대응한 특성화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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