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백제전 돌아보기 ① 방문객에 매몰됐던 대백제전, 백제는 어디에
尹 대통령 참석·인기가수 총출동
누적 방문객 323만명 기록했지만
방문객 "뭘 말하려는건지…" 의견도
공주 미르섬 유료 입장 8만명 뿐
관광객에게 잘 알렸는지 진단 필요

대백제전 조형물. 사진=김중곤 기자
대백제전 조형물. 사진=김중곤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2023 대백제전이 지난 9일 폐막했다. 올해는 금동대향로 발굴 30주년이자 성왕 즉위 1500주년이다. 그런 만큼 매년 여는 백제문화제에서 규모를 키워 13년 만에 대백제전의 형태로 성대하게 백제를 선보였다. 실제 지난달 23일부터 17일간 충남 공주·부여 일원에서 열린 축제를 찾은 방문객은 주최 측 추산 323만명으로, 목표한 150만명을 훌쩍 넘겼다. 화려하게 장식된 대백제전, 하지만 이를 위해 181억원이라는 거액의 예산이 투입된 점을 감안하면 축제를 마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해도 되는지 돌아보게 한다. 역사 축제인 만큼 흥행과 함께 백제를 알리고 기억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문객들 사이에선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무엇을 전하려는 의도인지 모르겠다’는 아쉬움이 나오기도 했다. 충청투데이는 내년 70돌을 맞는 백제문화제가 발전하길 바라며, 올해 대백제전을 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난 9일 누적 방문객 323만명으로 마무리된 ‘2023 대백제전’이 방문객처럼 외형적인 수치에만 치우친 나머지, 정작 행사의 의미를 전하는 데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백제전은 지난달 23일~이달 9일 충남 공주 금강신관공원·미르섬과 부여 백제문화단지 일원에서 ‘대백제, 세계와 통하다’를 주제로 개최됐다. 올해는 매년 열리는 백제문화제에서 몸집을 키워 13년 만에 대백제전의 형태로 선보였다.

대백제전은 방문객 수로 볼 때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17일간 323만명이 찾으며 목표(150만명)를 크게 뛰어넘었고, 2010년(369만명) 대백제전 다음으로 많은 구름 인파가 몰렸다.

이는 대백제전이 방문객 수에 방점을 두고 기획했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백제전을 주관한 백제문화제재단 관계자는 "백제, 우리 조상이 위대했다고 하는데 관람객이 찾지 않으면 이를 알릴 수 없다"며 "축제의 성공 여부는 관람객들이 얼마나 왔느냐고 콘텐츠는 그다음에 녹이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대백제전은 개막일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으로 지원 사격을 받으며 시작했고, 개·폐막일을 포함해 인기가수를 출동시키며 이목을 끌었다.

백제를 알리는 프로그램도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장식됐다. 대표 프로그램인 수상멀티미디어쇼는 물 위에 띄워놓은 백제 관련 조형물에 조명과 분수, 불꽃을 덧입혔으며, 미디어아트관은 돔형 천장을 백제 영상으로 채웠다.

하지만 이 같은 화려함도 백제문화의 우수성을 방문객에게 알리고, 각인시키는 데 효과적이었는지는 아쉬움이 남는다. 부여 축제장 내 미디어아트관 앞에서 만난 한 방문객은 "무엇을 말하려는 건지 모르겠다"며 "크게는 만들었지만 허접하다"고 감상평을 말했다.

주최 측의 강조와 달리 실제 300만명 이상이 대백제전을 찾았는지 의문을 들게 하는 대목도 있다.

이번 대백제전 장소 중 공주 미르섬의 경우 유일하게 유료로 운영됐는데, 돈을 지불하고 입장한 사람은 약 8만명에 그쳤다.

공주시민과 65세 이상 등은 무료입장이 가능했지만, 금강신관공원과 함께 공주 행사장의 두 축이었던 미르섬을 즐기고자 지갑을 연 방문객이 적었다는 점은 대백제전의 흥행과 상반된다.

13년 만의 대백제전에 투입된 사업비는 약 181억원으로, 지난해 백제문화제(98억원)보다 약 2배 많았다.

200억원에 가까운 예산으로 백제문화를 화려하게 수놓았지만, 이를 기대하고 찾은 이의 마음에 백제를 정확히 전달했는지는 면밀한 진단이 요구된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11일 열린 도 실·국·원장회의에서 "323만명이 와 성공적이라고 하지만, 우리 스스로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그래야 백제문화제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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