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23 대백제전이 지난 9일 17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주최 측 추산에 따르면 축제 기간 동안 323만 명의 방문객이 찾았다고 한다. 주최 측이 애초 목표로 한 방문객 150만 명의 2배를 넘긴 것이다. 이 같은 수치에 기초해 주최를 한 충남도나 공주시, 부여군은 성공적으로 축제를 개최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올해 69회를 맞은 이번 축제는 금동대향로 발굴 30주년이자 성왕 즉위 1500주년을 기념해 평년의 백제문화제를 13년 만에 대백제전으로 키워 개최됐다. 그만큼 예산도 평년에 2배가량 늘린 181억 원을 투입했다. 주제 역시 ‘대백제, 세계와 통하다’로 정했다. 국내 축제가 아닌 국제 축제로 거듭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축제를 대표할 대형 프로그램도 새롭게 만들고, 백제시대에 교류했던 국가의 문화 공연도 축제에 선보이는 다양한 시도도 있었다.
물론 이번 대백제전이 ‘300만 명이 찾은 축제’라는 점에서 흥행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고 앞으로 충남의 대표 축제, 국제적 명성을 가진 축제로 성장하기 위해선 좀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대표 프로그램이었던 수상멀티미디어쇼는 물 위에 띄워놓은 백제 관련 조형물에 조명과 분수, 불꽃을 덧입혔으며, 미디어아트관은 돔형 천장을 백제 영상으로 채웠다. 화려함으로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기에는 성공했지만, 이를 통해 백제의 찬란했던 문화와 해외로 뻗어나가는 기상을 표현하기에는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백제와의 연관을 찾기가 애매모호한 소규모 행사를 우겨넣은 느낌도 배제할 수 없었다는 말도 나온다.
백제문화제는 내년에 70회를 맞이한다. 백제문화제가 자칭이 아닌 외부 방문객이 인정하는 ‘충남 대표 축제’가 되고,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가 되기 위해선 냉정하고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1500년 전 백제의 위상과 현재의 충남 문화와 비전을 담아내는 백제문화제가 내년에는 개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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