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곤·충남본부 기자

13년 만에 돌아온 대백제전이 구름인파 속 마무리됐다. 목표한 150만명보다 2배 많은 300만명이 찾으며 확실히 인기몰이 했다. 추석 연휴를 포함해 전체 축제기간 17일 중 11일이 공휴일이었던 점이 주효한 요인으로 보인다.

올해 대백제전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9일까지 충남 공주·부여 일원에서 열렸다.

기자 역시 이 기간 대백제전이 열리고 있던 공주 금강신관공원·미르섬과 부여 백제문화단지를 모두 찾았다.

숫자를 대변하듯 방문객이 많았고, 특히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와 고령층이 대부분이었다.

부모와 아동은 백제 문양 만들기, 백제 무기 만들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미소 지었고, 노인은 삼국시대의 한 축이었던 백제를 재현해놓은 행사장을 거닐었다.

언뜻 봐선 관객몰이에 성공한, 완벽한 축제였다.

다만 방문객의 구성을 볼 때 아쉬움이 묻어나는 것은 사실이었다.

소위 MZ로 불리는 청년층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년층은 놀이, 흥, 유행해 민감해 일반적으로 축제 흥행을 위해 사로잡아야 할 주요 타깃이다.

이런 청년층 없이도 300만명을 끌어 모은 대백제전이 대단하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보면 백제가 MZ의 마음을 얻지 못한 채 정체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이번 대백제전이 청년층을 잡기 위해 준비한 전략이 부재했거나 부족했던 것은 개선해야 할 점이다.

부여 행사장에서 어렵게 만난 20대 여성 방문객은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백제를 소재로 한 축제의 정체성을 헷갈려하는 심정과 동시에 자신과 같은 청년층이 설 자리는 없다는 소외의 표현으로 들렸다.

대백제전의 체험형 부스는 아동에 초점이 맞춰 있었고, 수상멀티미디어쇼와 미디어아트관 같은 대표 프로그램은 화려하긴 했지만 세련함이 엿보이지 않았다.

인스타용 포토스팟의 경우에도 단조로워 자신만의 공간과 구도로 사진을 남기려는 젊은층이 만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아 보였다.

매년 여는 백제문화제로 따지면 올해 대백제전은 69회, 내년 백제문화제는 70회째 된다.

사람 나이로 70살이라고 축제가 늙어 가면 안 된다.

청년층을 잡을 때 대백제전의 목적인 백제 문화 전승의 효과도 높일 수 있다.

MZ도 참여하고 즐기는 문화의 장을 마련하는 지혜가 내년 백제문화제에선 발휘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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