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리의 대출 전단. 사진=연합뉴스.
거리의 대출 전단. 사진=연합뉴스.

청년층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연체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많은 사회 초년생들이 빚에 시달리다 결국 개인 워크아웃(채무조정)을 신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20대 이하 비대면대출(개인신용대출) 연체금이 587억원이나 된다고 한다. 전년 동기(160억원)대비 무려 264% 급등한 수치다. 그런가하면 인터넷은행 3사의 최근 4년간 비상금 대출 연체금이 200억 원을 넘어섰다.

비교적 소액인 비상금 대출조차 갚지 못하는 청년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인터넷은행들은 최소 50만 원에서 최대 300만 원까지 비상금 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간편한 서류 제출과 빠른 심사로 편리한데다, 명확한 직업이 없어도 대출이 가능해 청년층의 인기가 높다. 그런 만큼 비상금 대출의 금리는 연 4%~15%대까지 높은 편이다. 소액이라고 안심하고 대출을 받았다가 연체이자 폭탄을 맞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의 ‘2021년 2분기∼2023년 2분기 시중·지방·인터넷은행의 연령별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기타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20대의 연체율이 대출 종류를 가리지 않고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해 궁지에 몰린 청년들이 개인 워크아웃 쪽에 몰리고 있다. 실제 20대 이하의 개인 워크아웃 원금 감면 확정자 규모가 2018년 상반기 2273명에서 올 상반기에는 4654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청년 차주의 신용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청년차주의 연체는 고금리, 고물가와 연관이 있다.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는 얘기가 나온다. 취업난과도 맞물려 있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급한 나머지 생활비를 대출받은 뒤 수입이 없어 갚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일자리 창출이 곧 빚 문제 해결책인 셈이다. 가장 중요한 건 차주들이 상환능력에 맞춰 계획적으로 대출을 받는 거다. 은행 또한 대출 심사를 심도 있게 함으로써 부실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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