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융시장 불안감 확산

시내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내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SVB 사태(미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 은행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와 고금리 시기를 거치면서 충청권 가계·기업 대출 연체율이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은행 건전성에 악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향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해야겠으나 현재까지는 (SVB 사태에 대한) 국내 금융시장 영향이 제한적인 양상"이라며 "국내 금융기관은 자산·부채 구조가 SVB와 상이하고 유동성이 양호해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충분한 기초체력을 가진 걸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정부와 금융당국은 SVB 사태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나날이 상승하는 지역 가계·기업 대출 연체율은 경제 침체 기조 속에서 언제든 지역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충청권 예금은행 가계·기업대출 연체율은 전년 동기 대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먼저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4개 시·도 모두 증가했다.

지역별로 △대전 0.14%→0.2% △세종 0.04%→0.09% △충남 0.11%→0.13% △충북 0.09%→0.16% 등이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대전 0.1%→0.13%, 세종 0.02%→ 0.08%, 충남 0.09%→0.09%, 충북 0.05%→0.1%로 커지고 있다.

연체율은 1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대출의 비율로,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사태 이후 지역 내 대출 연체가 늘어나고 있다.

지역 기업 대출 연체율 역시 지난 12월 대전 0.45%, 세종 0.12%, 충남 0.23%, 충북 0.15% 등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지역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의 경우 12월 들어 대전 0.5%, 충남 0.26%로 전달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연체율이 높아졌다.

지역 경제계 일각에서는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에 경기 침체로 대출 이자 부담 버티지 못하는 기업과 가계가 늘어날 경우 은행 건전성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동안 정부와 지자체의 금융지원이 이어지면서 중소기업, 자영업자의 잠재적인 부실채무가 쌓여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 경기둔화에 따른 소득여건 악화로 잠재부실이 현실화된다면 은행 건전성 또한 악화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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