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티FC 18일 안양 원정 무승부 기록, 3경기 연속 무승부
중원에서의 만점 활약, 신형민 “이겼으면 했는데 아쉽다”
드디어 터진 시즌 첫골…김종민 “이기는 모습 보여줄 것”

(왼쪽부터) 천안시티FC 신형민 선수, 김종민 선수. 사진=이재범 기자.
(왼쪽부터) 천안시티FC 신형민 선수, 김종민 선수. 사진=이재범 기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K리그 최고 수준의 미드필더 영입 효과는 분명했다. 큰 형님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자 젊은 선수들도 덩달아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천안시티FC는 18일 오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22라운드 FC안양과의 경기를 1대 1 무승부로 끝냈다.

천안의 시즌 5번째 무승부이자 최근 3연기 연속 무승부라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냈다.

리그 최하위 천안과 3위 안양의 경기는 홈팀 안양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안양 입장에서도 지난 5월 20일 이후 홈 승리가 없어 이날 경기의 승리가 간절했던 상황이었다.

게다가 안양은 직전 충남 아산과의 경기를 3대 2로 승리한 흐름을 이어가고자 했다. 게다가 천안은 시즌 첫 맞대결(5월 2일)에서 안양이 4대 0으로 이긴 상대였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양상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원정팀 천안의 수비 조직력이 이전보다 확실히 단단해졌던 것이다.

K리그 정보지원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안양의 슈팅은 5개로 유효슈팅은 단 2개에 불과했다. 반면 원정팀의 슈팅과 유효슈팅은 각각 7개와 4개로 앞섰다.

후반 4분 안양 공격수 야고가 선제골을 넣고, 경기장 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원정팀 선수들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갔다.

수비 안정의 중심에는 최근 천안에 영입돼 이날 처음 출전한 베테랑 미드필더 신형민(37)이 있었다. 전반기만 해도 천안은 실점 이후 급격하게 무너지는 경향을 보였으나 이날 경기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끈끈해진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역습에 주력하던 천안은 후반 10분 김종민이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헤딩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흐름을 전환시켰다.

두 달여 만의 홈 승리를 기대하며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던 홈 팬들의 열기도 급격하게 식어갔다.

후반 막판 들어 안양은 점유율을 늘려가면서 추가골을 만들어내려 애썼다. 코너킥 찬스도 3번이나 있었지만 기대했던 골은 나오지 않았다.

◆ 중원에서의 만점 활약, 신형민 “이겼으면 했는데 아쉽다”

천안 유니폼을 입고 이날 처음 경기에 출전한 신형민은 중원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국내 프로무대에서 340경기 이상 뛰었던 그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든든한 맏형이 생긴 천안 선수들도 강팀 안양에 맞서 주눅 들지 않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중원 다툼과 수비 상황에서 뒤로 물러나는 모습 대신 상대 선수들을 강하게 압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전과 달라진 경기력의 배경에는 신형민이 있었다.

박남열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신형민에 대해 “만점을 주고 싶다”고 극찬할 정도였다.

신형민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선수로서 경기 안에서 경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며 “이겼으면 더 좋았을 텐데 좀 아쉽긴 하다. 분명 경기장 안에 설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저한테는 큰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커리어 내내 프로 최상위권 팀에서 활약한 그에게 천안 소속이 된 점은 어떤 의미일까. 이에 대해 그는 “많은 욕심 내려놓고 이제 선수 생활, 축구장 안에서 축구가 하고 싶기 때문에 좋은 환경이나 그런 거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형민은 천안의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아무래도 선수들이 어리다 보니까 다른 팀에 비해 경험이나 이런 부분이 좀 부족하긴 하지만 능력이나 이런 부분에서는 타 팀 선수들에 비해서 떨어지거나 그렇지 않다고 생각을 한다”며 “제가 갖고 있는 경험이나 그런 부분을 잘 조화를 시키면 좋은 결과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제가 젊음이나 이런 부분에서 천안 선수들한테 힘을 받지 않는가 싶다”면서 “제가 갖고 있는 경험이나 이런 부분을 선수들한테 보여주고 하면 경기장 안에서 시너지가 많이 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저희가 이제 지지 않는 경기를 하고 있고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계속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승리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우연찮게도 안양과의 경기가 열린 이날은 그의 37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신형민은 인터뷰를 마치고 선수단 버스 앞에 모인 원정 팬들의 생일축하 노래를 듣고 버스에 올랐다.

◆ 드디어 터진 시즌 첫골…김종민 “이기는 모습 보여드릴 것”

오랜만에 선발로 출전한 김종민이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김종민은 후반 10분 오른쪽 측면에서 김주환이 올려준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공은 상대 수비수의 머리에 맞고 굴절,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방향으로 꺾이면서 안양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골은 김종민의 시즌 첫 번째 골로 기록됐다. 그는 지난 3월 30일 열린 ‘2023 하나원큐 FA컵’ 2라운드 양주전에서 2골을 몰아넣으며 맹활약했다.

하지만 유독 리그에서의 득점은 없었다. 교체카드로 활용되며 후반 막판에 주로 출전한 영향이 컸다.

이날 경기에서 김종민이 넣은 골은 의미가 달랐다. 안양 야고의 선제골로 끌려가면서 자칫 경기까지 내줄 수 있었던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꿔놓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경기 후 만난 김종민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솔직히 동점골보다는 전반에 저한테 기회가 온 것을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해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답했다. 그는 “동점골을 만들어서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래도 공격수라면 좀 더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시즌 첫 골의 의미에 대해서는 “주위에서도 그렇고 저 스스로도 공격수이다 보니까 결과가 안 나오는 거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감독님이나 선수들이나 팬 여러분들에게 계속 죄송한 마음이었는데 오늘 늦게나마 골이 들어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확실히 형민이 형도 들어오고 석화 형도 들어오면서 팀 분위기나 이런 것들이 더 좀 더 정신적으로나 무장돼 있다. 연습할 때부터 분위기가 정말 하자는 분위기가 많이 된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그런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좋은 결과, 이기진 못했지만 그래도 계속 세 경기 동안 지지 않고 있고 득점도 하고 있고 무실점 경기도 있고 그래서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교체로 투입될 때보다 선발이 편하고 여유도 생긴다”는 김종민은 여름 시즌을 맞아 모따와 돌아가면서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끝으로 그는 팬들을 향해서도 “경기장에서 저희가 빠른 시일 내에 이기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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