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기다리던 프로 리그 첫 승리를 21번째 경기 만에 따낸 감독은 내친김에 다음 경기 연승을 이뤄보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23일 치러진 성남FC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천안시티FC 박남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한다. 고생한 선수들한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총평을 남겼다.
과거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일화 천마 축구단의 황금기를 이끈 레전드 선수 출신인 박 감독의 프로 데뷔 시즌은 험난했다.
팀의 전력이 안정되지 못한 상태로 시즌에 돌입했고, 초반의 결과는 처참했다. 개막 후 내리 7연패에 빠졌다가 첫 무승부 이후 또다시 연패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최근 들어 수비 조직력 안정으로 지지 않는 경기를 펼치긴 했지만 기다리던 1승은 나오지 않았다. 무승이 길어지는 만큼 지도자의 마음고생도 심했을 터. 박 감독은 경기 소감에 대해 “일단 끝났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이 긴 악몽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겠다 싶었다”며 “매일 1승이라는 걸 그리면서 이렇게 해왔었다. 누구한테 얘기도 안 하고 그런 거에 대해서 조금 이제는 훌훌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가벼운 1승 하나가 우리한테는 너무 소중한 1승이 됐다”며 “일단 제가 선수로 생활하면서 그다음에 지도자로 여기 와서 뼈저리게 1승이라는 걸 너무 크게 느꼈다”고 덧붙였다.
공격수 모따의 후반 추가 시간 결승골 장면에 대해 그는 “우리도 이렇게 버저비터를 할 수 있구나. 참고 견디면 우리에게도 이런 찬스가 올 수 있구나. 선수뿐만 아니라 저 또한 확실히 느꼈던 것 같다”며 “마지막에 골을 넣는 순간 아무것도 생각 안 나고 너무 기뻤다”고 회상했다.
이날 경기에서 실점한 것과 관련해서는 “계속 약점으로 드러났던 거를 또 오늘 여지없이 드러났다. 수비에 대한 문제는 올 시즌 끝날 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준비하고 해야 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단 우리가 신생팀이기 때문에 너무 쉬운 부분에서의 실수들이, 경험들이 아쉽다”며 “그런 거를 조금 이겨내고 견뎌야지만 좀 우리가 좀 더 좋은 레벨이 있는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천안은 오는 30일 원정 경기로 리그 12위 안산그리너스FC를 만난다. 안산은 현재 승점 10점으로 천안(승점 8점)이 이길 경우 탈꼴찌도 가능한 상황이다.
박 감독은 이와 관련해 “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만약에 우리가 안산을 이기면 꼴찌를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좋은 기회를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승리를 기다려준 팬들을 향해 박 감독은 “매번 우리 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서 서포터즈들이 와서 응원했는데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면서 “지금부터 우리가 천천히 스텝 바이 해서 좀 더 좋은, 1승이 아닌 더 앞을 보고 갈 것”이라며 많은 응원을 당부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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