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호우 피해]
대전 주택·차량 침수 피해 속출
세종 70대 男 토사 매몰돼 숨져
충북 지하차도 건너던 차량 잠겨
다수 운전자·승객 숨진 사고 발생
충남 산사태·낙석 잇따라 일어나

▲ 16일 미호천 제방유실로 침수된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물에 잠겨있던 버스에서 실종자를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 16일 오전 충남 논산시 성동면 우곤리 인근 금강 제방이 유실됐다. 연합뉴스
▲ 지난 15일 충북 보은군 강신리의 한 도로 인근에 설치된 버스정류장이 지반침하로 주저 앉아 있다. 박병훈 기자
▲ 지난 15일 폭우로 불어난 물에 충주 단월교 수위가 높아지면서 하천을 따라 떠내려온 구조물이 교량 사이에 걸려 있다. 김의상 기자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나흘 째 이어진 극한 호우로 충청지역 곳곳에서 수많은 인명사고가 발생하고, 하천이 범람하거나 제방이 무너지는 등 큰 피해가 잇따랐다.

16일 중앙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대전시, 충남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충청지역 사망자는 충북 12명, 충남 5명, 세종 1명 등 총 18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대전에선 비로 인한 사망 사고는 없었지만 주택 침수와 차량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속출했다.

지난 13일부터 16일 오전 6시까지 대전소방본부 등에 접수된 주요 시설 피해는 247건(공공시설 84건, 사유시설 163건)이다. 농경지 침수가 81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택침수(58건)와 가로수 쓰러짐(56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 14일 오전 8시 16분경 서구 용촌동 한 굴다리 밑에서 차량 1대가 침수돼 운전자가 차량 위로 대피했다 구조됐다. 15일 오전 3시 29분경 서구 가수원동과 오전 7시 32분경 원정동에서도 차량이 침수돼 운전자와 동승자가 구조됐다.

도로에 토사가 무너져 내리고 나무가 쓰러지는 등의 피해도 속출했다.

15일 오전 6시 39분경 대덕구 용호동과 오전 6시 50분경 유성구 둔곡동의 한 도로에 토사가 무너져 내렸고, 오전 7시 9분경 유성구 죽동에서 산이 무너지면서 쌓인 토사로 인근 도로가 막혔다.

15일 자정경부터 유성구 도룡동과 신성동, 중구 문화동, 유성구 용계동 등 지역 곳곳에서 가로수가 도로로 쓰러져 소방대원들이 정리했다.

이번 집중 호우로 세종에서는 1명이 사망하고, 차량·도로 침수 등 시설피해 381건이 접수됐다. 또 읍·면지역을 중심으로 126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주요 피해 사례를 보면 연동면 송용리에서는 집 옆의 토사물이 무너지면서 70대 남성 1명이 매몰돼 소방장비 8대, 소방인력 26명이 출동해 굴삭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구조에 나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세종시 산울동 빗돌터널(대전방향 종점)에는 사면이 붕괴돼 차량 운행이 한 때 통제됐다. 세종합강캠핑장 전체가 물에 잠기는 피해도 발생했다.

충북에서는 미호강이 범람해 오송지하차도가 물에 잠기면서 다수의 운전자와 승객들이 숨지는 등 극심한 피해가 속출했다. 15일 오전 8시 40분경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미호강의 무너진 제방을 타고 하천의 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운행 중인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다. 이 사고로 16일 오후 2시 기준 9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오후 5시 56분경 괴산군 문광면 광덕리의 한 주택 인근 수로에서 60대 남성 A씨와 그의 아들이 수로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낙석 등으로 인한 사고도 잇달았다.

15일 오전 5시 28분경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석판리 도로 옆 비탈면에서 돌과 토사가 무너지면서 승용차를 덮쳤다. 이 사고로 승용차에 타고 있던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고, 1명이 부상했다.

앞서 14일 오후 10시 58분께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에서 무궁화호가 선로로 유입된 토사로 인해 탈선하면서 열차 7량 중 6량(기관차 1량, 객차 5량)이 선로를 벗어나 탈선했다. 이 사고로 기관사가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충남에서는 집중 호우로 5명이 숨지는 등 참사가 속출했다. 논산과 청양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3명이 숨졌고, 공주에서 1명이 호우에 휩쓸려 사망했다. 또 아산 봉재저수지에서 낚시를 하러 나갔다가 물살에 휩쓸려 실종된 A(77) 씨가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산사태가 발생하고 하천 제방이 무너지면서 소방과 지자체는 16일 오전 7시까지 고립·매몰자 319명을 구조했다.

긴급 대피자도 수백여명에 달했다. 15일 공주에서 요양원 3곳이 불어난 물에 고립돼 150명이 타 요양시설로 이송됐고, 16일 청양과 논산에서 하천 제방이 붕괴돼 주민 400여명이 인근 학교나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시설 피해의 경우 16일 오전 7시 기준 도로 침수 97건, 하천 제방 유실 43건, 축대·옹벽 붕괴 7건 등으로 집계됐다.

또 농경지 3256㏊가 침수되고 27.8㏊가 유실·매몰됐으며, 한우 3062마리와 돼지 6029마리, 닭 25만 1800마리 등 축사 64곳도 피해를 입었다.

공산성과 부소산성, 석장리유적, 부여 원릉원, 문수사, 서천읍성 등 도내 문화재 8곳도 유실됐다.

심형식·강대묵·김성준·김중곤 기자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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