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소방경과 김세윤·윤바울 소방교
현장 누비며 시민 구조 앞장… "당연한 일"

▲ 충청투데이와 인터뷰를 마치고 소방관들이 응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세윤 소방교, 김태효 소방경, 윤바울 소방교. 사진=송휘헌 기자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극한호우를 뚫고 묵묵하게 충북의 도민들의 생명을 구한 소방관들의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져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집중호우가 쏟아지던 지난 14일 김세윤(39) 청주동부소방서 사천119안전센터 소방교는 휴무로 고향인 보은군에서 친구를 만났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보은읍 장신1교를 걷던 그의 눈에는 술 취해 비틀거리면서 길을 걷는 시민 A 씨 가 눈에 밟혔다. 그 찰나 김 소방교는 ‘풍덩’하는 소리를 들었고 친구에게 119에 신고를 요청하고 수색을 시작했다.

A 씨는 높이 3m 제방 아래 물에 빠졌고 김 소방교는 인근으로 내려가 A 씨의 손을 잡고 구조를 기다렸다. 그러나 술 취한 A 씨는 계속해 제방 위로 올라오려고 했으며 발을 헛디뎌 물살에 휩쓸려 나갔다. 김 소방교는 다시 수색을 진행했고 10m 아래 수풀을 잡고 있는 A 씨를 발견했고 때 마침 온 119구급대와 함께 구조에 성공했다.

김 소방교는 "도민들도 위험에 처할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유심히 봐줬으면 좋겠다"며 "당연한 일이라 이야기하기도 부끄럽고 사람을 구했다는 게 참 다행이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강철체력이라고 불리는 윤바울(28) 오창119안전센터 소방교는 극한 상황에서 빛을 냈다. 윤 소방교는 수상구조사 자격을 갖췄고 지난해 전국 소방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부산 엘시티(101층·2372계단) 계단 오르기 대회(20㎏ 화재진압복 부문)에서 23분 48초를 기록해 1등을 했다.

윤 소방교는 극한호우가 내리던 15일 오전 6시 30분경 흥덕구 옥산면 남촌리 축사가 잠겼다는 신고를 받고 약 40m를 수영해 축사에 갇혀 있던 시민을 구했다. 또 2시간 후인 오전 8시 20분경 옥산면 성재리의 한 도로에 차량이 잠겨 차의 지붕에 올라간 운전자를 구하기 위해 약 100m가량을 헤엄쳐 구출해 냈다. 100m 수영은 웬만한 체력으로도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구조자 인근까지 차량으로 가려면 20~30분가량의 시간 정체와 함께 구조자 차량 전복 등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의 판단이었다.

윤 소방교는 "위험한 상황은 맞지만 체력 관리를 꾸준하게 해서 사람을 먼저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센터장과 함께 내린 결론이고 든든하게 백업을 해줄 것을 믿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윤 소방교의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김태효(56·소방경) 오창119안전센터장은 구조대 생활만 22년이 넘는 등 현장의 잔뼈가 굵다. 김 센터장은 집중호우에 대원들과 함께 현장을 누비며 시민 구조에 앞장을 섰다. 15일 오후 2시 "지하에 물이 찬다"는 신고를 받고 김 센터장과 대원들이 출동을 했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주택이 침수돼 위치 확인조차 어려웠다. 김 센터장은 인근 주민을 빠르게 찾아 신고 위치를 확인하고 주택 2층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시민을 구했다. 또 보트가 이미 전체적으로 동이 난 상황에서 주변에 있는 패널 등을 띄워 구조를 하는 등 노련함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김 센터장은 "휴일에도 도민을 구하고 극한 상황에서도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등 든든하게 함께 해주는 소방 대원들이 고맙다"며 "소방은 ‘구할 수 있는 생명에 대해서 어떠한 위험도 감수한다’는 안전지침 아래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으니 도민들의 따뜻한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충북소방본부는 21일 기준 올해 풍수해 긴급구조 632건의 활동을 했으며 122명을 인명을 구했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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