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항상 꿈은 거창하다. 유년 시절, 서울대를 꿈꿨던 나처럼 말이다. 하지만 미래가 현실로 다가오면 목표는 작아진다. 나의 출산 계획 또한 그랬다. 워낙 아이를 좋아했던 나는 아이를 많이 낳고 싶었다. 적어도 세 명은 낳고 싶었다. 당시 남자친구던 남편은 더했다. 자녀 계획을 물으면 항상 ‘네 명’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건 정말 ‘꿈’이 돼버렸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들의 몽상이었다.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됐다. 그리고 첫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됐다. 넷째는커녕, 또 셋째는커녕 ’둘째’ 마저 환상이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과거는 지울 수 없다. 잊을 순 있어도 없던 일이 되진 않는다. 문제는 잊으면 안 되는 사람들이 더 잘 잊고 산다는 거다. 가해자의 시간은 더뎌야 한다. 가해자의 기억은 또렷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반대인 경우가 많다. 피해자는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반면에, 가해자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는다. 그래서인지 뻔뻔한 가해자들이 많다. 숨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지울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한때 ‘학폭 미투’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많은 운동선수·연예인들이 지목당했다. 당연하게도 그 대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시작은 한 초대장이었다. 회사 후배가 채팅방에 보낸 링크를 따라 앱을 깔게 됐다. 이름도 생소한 ‘본디(Bondee)’였다. 아이디를 만드니 아바타를 만들란다. 나를 닮은 내 ‘초상’을 만들지, 아니면 되고 싶은 ‘이상’을 만들지 고민이 됐다. 결국 나를 닮은 분신을 만들게 됐다. 내 머리 스타일을 고른 뒤 평상시에 자주 입는 옷을 입혔다. 내 트레이드 마크인 벙거지 모자도 씌웠다. 어디서 보니 아바타를 만들 때 구세대는 ‘자신과 닮게’ 만들고, MZ 세대는 ‘자신의 이상향’으로 만든다고 한다. 메타버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하늘도 무심하시지"란 말은 이럴 때 쓰나 보다. 6일(현지시간) 발생한 강진은 튀르키예·시리아를 강타했다. 사망자는 4만 1000명(15일 기준)을 넘겼다. 튀르키예 사망자만 3만 5000여 명에 달한다. 지금도 끔찍하지만 문제는 사망자가 더 나올 것이란 거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길 확률이 26%(14일 기준)에 달한다고 봤다. 그리고 그들이 추산하는 이 확률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튀르키예 부상자만 해도 10만여 명에 달한다. 실종자도 너무나 많다. 비극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문제는 터져봐야 안다. 그전까진 그게 문제인지 모른다. 이제까지 모든 사건들이 그러했다. 모두들 ‘지금은’ 괜찮다며 넘어갔고, 그러다 최악을 겪었다. 그래놓곤 항상 후회를 했다. 설령 그 이전에 경고를 받았음에도 그저 ‘기우’라 여겼다. 우리의 안일함은 그렇게 참사가 되었다. 그리고 우린 지금 또 하나의 경고장을 받아들었다. 이게 참사가 될지 아닐지는 우리 손에 달렸다.☞소아과는 지금 붕괴 직전이다. 전공의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는 53명이다. 이는 전체 정원인 208명의 25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한파는 가고 고지서는 남았다. 집에 아이가 있다 보니 온도·습도를 따지게 된다. 남편과 둘이 살 땐 집에서 패딩을 입어도 괜찮았다. 하지만 아이가 있으면 다르다.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의 집은 따뜻해야 한다. 그래도 난방비 걱정은 되는지라 온갖 제품을 동원했다. 전기매트·온수매트를 온사방에 깔았다. 거기에 캠핑 때 쓰던 등유난로까지 집안으로 들여왔다. 그렇게 보일러를 최대한 아껴 틀었다. 그럼에도 겨울의 계산은 냉정했다. 고지서에 폭탄이 떨어졌다. 관리비를 두 배나 더 내야 했다.☞‘난방비 폭탄’은 우리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입이 가려진 3년을 보냈다. 외출할 땐 휴대폰·지갑과 함께 ‘마스크’를 챙기게 됐다. 현관문엔 마스크 걸이대 역할을 하는 자석이 식구 수만큼 붙어있다. 코로나 초기, 마스크를 거부하던 아들 녀석도 달라졌다. 이젠 마스크 없이 밖을 나가면 안 되는 줄 안다. 설령 마스크 없이 문밖에 나가더라도 "엄마 나 마스크가 없어요"라며 울상을 짓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아인 인생 4년 중 3년을 마스크와 보냈다. 코로나가 길들인 습관이었다.☞입을 가리기 위해 용썼다.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은 마스크 수요로 이어졌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낮은 추억을 꺼내고 밤은 상처를 후빈다. 학창 시절을 생각하면 좋은 기억만 떠오른다.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마치 그 시절은 웃음만 가득했다고 스스로 미화라도 하는 듯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 아니 어느 그저 그런 밤에 ‘깨닫게’ 된다. 빌어먹을 ‘악몽’을 통해서다. 악몽 속 나는 어김없이 그 날로 돌아간다. 친구들과 다퉈 마음이 많이 다쳤던 날이다. 난 책상에 엎드려 있다. 대신 상처는 고개를 든다. 꿈에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마음은 그날의 아픔을 느끼고 있다. 그렇게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2022년은 대한민국의 변화의 해였다. 대한민국의 새 대통령이 선출됐으며, 충청 광역단체장이 모두 교체됐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고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태풍과 폭우가 할퀸 자리는 여전히 얼얼하다. 산불도 크게 나 속을 태웠다. 이외에도 기억에 남는 사건들을 ‘희로애락(喜怒哀樂)’ 네 갈래로 담아보려고 한다.☞희(喜)= 2월, 베이징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등 선수들의 땀방울이 빛을 발했다. 4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됐다. 사회는 조금이나마 색을 되찾았다. 모임은 활성화됐고 식당의 영업시간제한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이상하게 들뜬다. 내 생일도 아닌데 괜히 기다려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환상’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진짜 산타가 오는 줄 알았다. 산타를 잡으려고 자는 척 기다린 적도 있다. 하지만 항상 만나진 못했다. 내가 잠들어야 그가 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단 걸 이제는 안다. 나의 산타는 내가 잠들기를 기다리다 활동을 시작하셨을 것이다. 산타는 놀랍게도 내가 원하는 선물을 귀신같이 알고 있었다. 굴뚝이 없는 우리 집도 잘만 다녀갔다. 그리고 유치원·학원·교회에서 만난 산타는 다 다른 산타(?)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우리 가족이 매년 진행하는 ‘겨울행사’가 있다. 일명 ‘대게 데이’다. 거창한 건 없다. 그저 하루 영덕에 가서 대게를 먹고 오는 날이다. 다만 ‘대게 데이’는 대게 축제날을 피한다. 대게보다 사람이 많아 여러모로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이번엔 조금 이른 ‘대게 데이’를 행했다. 대전에서 영덕까지는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장거리’다. 그래도 당진영덕고속도로가 뚫려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과거에는 4시간까지도 걸렸던 거리다. 2시간 30분은 아무것도 아니다. 대게를 먹을 생각에 그저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어떤 만남은 여운 대신 ‘의문’을 남긴다. 귀갓길에 마침표나 느낌표 대신 ‘물음표’가 떠있다. 분명 ‘좋은 사람’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뭔가 ‘벌컥’한다. 그래서 이상하다. 그런데 그렇게 의구심을 품는 나 자신이 못된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날의 일기가 개운하지 않았던 그 이유를 안다. 그건 그 만남이 ‘가스라이팅 잔치’ 였기 때문이다. 웃긴 건 그 사실을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알아차렸다는 것이다. 처음엔 몰랐다. 그저 나를 걱정해 주는 말이라 생각했다. 지금 보니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