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클릭아트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문제는 터져봐야 안다. 그전까진 그게 문제인지 모른다. 이제까지 모든 사건들이 그러했다. 모두들 ‘지금은’ 괜찮다며 넘어갔고, 그러다 최악을 겪었다. 그래놓곤 항상 후회를 했다. 설령 그 이전에 경고를 받았음에도 그저 ‘기우’라 여겼다. 우리의 안일함은 그렇게 참사가 되었다. 그리고 우린 지금 또 하나의 경고장을 받아들었다. 이게 참사가 될지 아닐지는 우리 손에 달렸다.

☞소아과는 지금 붕괴 직전이다. 전공의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는 53명이다. 이는 전체 정원인 208명의 25%에 불과하다. 3년 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서울의 대학병원들도 상황은 좋지 않다. 소아과 전공의 구인 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없다. 당연히 지방 병원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소아외과 수술이 가능한 충남대병원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뽑지 못했다. 대전성모병원·건양대병원·을지대병원 등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수년째 전공의를 뽑지 못한 병원들도 수두룩하다. 수치로 보면 심각성이 더 느껴진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확보율은 2020년 68.2%에서 2021년 34.4%, 2022년 27.5%다. 2년 새 40% p 떨어진 셈이다.

☞원인은 소아청소년과 기피 현상에 있다. 한마디로 의사들이 이곳에서 일하기 싫어한다는 말이다. ‘낮은 출산율’도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니다. 진짜 이유 첫째는 낮은 진료 수가에 있다. 소아청소년과는 진료비로 수익을 낸다. 비급여 항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어려울 수밖에 없다. 둘째로 의료 사고에 치명적이다. 의료기관이라 본디 사고에 취약하지만 소아청소년과는 더 하다. 아이들이 관련된 사고이기에 법원·여론 모두가 민감하다. 고의적인 위해가 아닌 일반적인 진료로 인해 벌어진 문제일지라도 그렇다. 형사 소송이 줄을 잇는다. 셋째로 개념 없는 부모들 때문이다. 아이들 일이라는 핑계로 이성을 잃고 폭행·폭언을 행하는 부모가 판친다. 또 진료비로 몇천 원밖에 안 낸다고 의사까지 싸구려로 보는 못된 인식도 문제다. 부모라서 모든 게 용서되는 것이 아니다.

☞최악을 생각하면 최악이다. 지금도 모 어린이병원은 대기 인원이 600명에 달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대로 의사들까지 줄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아이는 더 늘어날 것이다. 미숙아가 태어나도 살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 수술이 필요해도 받지 못하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 지금도 늦었다. 우리는 소아과를 살려야 한다.

김윤주 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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