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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한파는 가고 고지서는 남았다. 집에 아이가 있다 보니 온도·습도를 따지게 된다. 남편과 둘이 살 땐 집에서 패딩을 입어도 괜찮았다. 하지만 아이가 있으면 다르다.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의 집은 따뜻해야 한다. 그래도 난방비 걱정은 되는지라 온갖 제품을 동원했다. 전기매트·온수매트를 온사방에 깔았다. 거기에 캠핑 때 쓰던 등유난로까지 집안으로 들여왔다. 그렇게 보일러를 최대한 아껴 틀었다. 그럼에도 겨울의 계산은 냉정했다. 고지서에 폭탄이 떨어졌다. 관리비를 두 배나 더 내야 했다.

☞‘난방비 폭탄’은 우리 집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야말로 ‘대란’이다. 난방비가 2~3배씩 올랐다는 집들이 수두룩하다. 오죽하면 한파보다 난방비가 무섭다는 이야기가 나올까. 집이 따뜻해질수록 마음은 추워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난방비 대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거다. 한국가스공사 미수금을 올해 안에 해결하기 위해선 요금을 3배 올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가격 폭등이 미수금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가스공사의 행보는 황당하다. 한 보도 결과 2021년 가스공사는 미수금이 2조가 넘는데도 2000억 원을 빚내서 ‘배당금 잔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부담은 서민만 진 셈이다.

☞난방비 대란은 시작일 뿐이다. 전기료도 올랐다. 이번 달 받게 될 고지서에는 1월에 인상된 전기료까지 포함돼있다. 1월 전기료 인상폭은 kWh(킬로와트 시) 당 13.1원이다. 이는 4인 가족 기준으로 4000원이 넘게 인상되는 셈이다. 42년 만에 최고 높은 인상폭이다. 여기에 교통비까지 오른다. 서울시는 택시·버스 요금 인상 계획안을 내놨다. 전국 지자체도 들썩이는 모양새다. 충청에서는 대전시와 충북도가 상반기 택시요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먹거리까지 오르고 있다. 식품업체들이 인상 계획안을 줄줄이 내놓으면서다. 정말 월급 빼고 다 오르나 보다. 요즘 직장인들은 어려울수록 무언가를 하나씩 ‘포기’한다고 한다. 처음엔 취미를, 그다음엔 외식을, 또 그다음엔 사람과의 만남 자체(친구 모임, 데이트)를 포기한다고 한다. 무엇을 더 포기해야 할지 고민하는 삶이라니. 연초는 원래 목표나 각오로 가득하지 않았던가. 삶을 사는 게 아니라 이겨내고 있다. 어느새 생활 대신 생존을 고민하는 시대가 됐다. 연초부터 팍팍하다 못해 ‘퍽퍽’ 맞고있다.

김윤주 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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