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학과 내에서 ‘뻥치기’라고 불렸던 선배가 있다. 그 선배는 ‘양치기 소년’보다 더했다. 양을 치는 대신 뻥을 쳐댔다. 무언가를 하겠노라 호언장담 해놓고 행동은 늘 거꾸로였다. 이를테면, 술을 강요하지 않겠다 해놓고 후배들에게 사발째로 마시게 했다. 또 부도덕했던 대선배에게 직언을 하겠다고 큰소리쳐놓고 막상 앞에선 아양을 떨어댔다. 이런 일은 정말 매일 반복됐다. 처음엔 "사람이니 그럴 수 있다"라며 이해하던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다들 얼마 못 가 등을 돌렸다. 그렇게 '뻥치기 선배'는 불신의 아이콘이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많은 인물들이 죽음을 계기로 업적을 평가받는다. 그리고 때론 죽음조차 ‘죄’가 된다. 바로 전두환 前 대통령의 죽음이 그랬다. 군인이던 전두환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그리고 ‘서울의 봄’이라 불리던 민주화 바람을 짓밟았다. 또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했다. 그 과정이 정말이지 극악무도했다. 시민들은 군홧발에 짓밟히고 총·칼을 맞아야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스러졌다. 또 수많은 사람들은 가족을 잃었다. 하지만 그는 반성조차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뻔뻔했다. 무려 40년 동안 뻔뻔했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도시가 긴장에 휩싸인다. 모두가 숨죽인다. 이날은 신기하게 동물들도 조용한 것 같다. 새소리조차 안 들린다. 날씨는 이상하게 춥다. 어제와 다르다. 그렇다. 오늘은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잊을 수 없는 바로 그날, 수능이다. 10년이 넘게 지났지만 수능날은 잊을 수 없다. 아침에 씻는 따뜻한 물조차 차갑게 느껴졌다. 머리를 감으면서도 행여 공부한 것을 까먹을까 걱정했다. 모든 게 예민했다. 그만큼 인생의 중차대한 일이었다.☞올해도 '코로나 수능'이다. 작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줄 알았는데 올해도다. 올해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뽑을 놈이 없어, 쯧쯔…"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어디선가 탄식이 들려왔다. 한 할아버지가 신문을 보다 날린 직구(直球)였다. 그런데 그 반응이 낯설지 않다. 이번 대통령 선거를 '비호감 선거'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후보들을 향한 의혹이 자꾸 터져 나온다. 그들이 뱉은 실언·망언은 논란이 된다. 그러다 보니 국민들이 냉랭하다. 심지어 후보들의 호감도보다 비호감도가 두 배 더 높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었다. 오죽하면 최선(最善)이 아닌 '차악(次惡)'을 뽑는다는 말까지 나올까.☞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버스를 탔다.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지하철도 탔다. 그런데 앉을 자리가 없다. 주위를 둘러보니 새삼 다르다. 사람들이 복작거린다. 비어있던 자리에 온기가 채워져있다. 그리고 개인플레이하던 사람들이 팀플레이를 한다. 대부분 혼자가 아니다. 옆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처음엔 '오늘 무슨 날인가'하고 넘겼다. 그런데 다음날도 똑같은 상황을 목격했다. 아! 생각해 보니 '위드 코로나'다.☞사실 그리웠던 풍경이다. 사람 냄새가 나고 생기가 돈다. 할아버지 세 분이 버스정류장에 앉아 계신다. 지팡이와 옷을 보아하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춤에 빠진다. 내가 초등학생 때는 핑클·SES가 대세였다. 방과 후 학교는 무대가 됐다. 그리고 그 시간이 되면 다들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냈다. 라디오·카세트테이프 등이었다. 어떤 친구는 안무 대열을 짜기 바빴다. 그 안엔 이효리도, 유진도 다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웃기지만 그땐 치열했다. 되고 싶은 멤버가 겹치기라도 하는 날엔 난리도 아니었다. 멤버가 정해지면 몇 시간 동안 땀 흘리며 춤을 췄다. 마치 진짜 그 가수가 된 양 진지했다. 가상의 카메라를 향한 포즈도 잊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사람 일은 정말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배우 김선호를 보니 그 말이 더 와닿는다. 그는 드라마 '스타트업'과 '갯마을 차차차'를 통해 스타가 됐다. 예능에서도 종횡무진 활약했다. 광고계의 수많은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부드러운 외모와 다정한 이미지 덕분이다. 드라마에서 따뜻한 캐릭터를 맡은 것도 한몫했다. 긴 무명생활을 보상받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 여자친구가 폭로글을 올리면서다. 그 글엔 김선호가 낙태를 종용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논란이 일자 그의 선한 이미지는 되레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배구 월드 스타 김연경에게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하나 생겼다. 바로 '꼰대'다. 이는 최근 방영된 예능 '런닝맨'에서 시작됐다. 김연경 선수는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과 함께 출연했다. 이곳에서 MC 유재석이 김 선수에게 "자신이 꼰대 같다고 느낄 때가 있냐"라고 물었다. 이에 김연경 선수는 후배들에게 "꼰대 같을 때 있냐"라고 되물으며 자신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유재석이 "그게 바로 꼰대"라고 지적했다. 자막으론 꼰대의 특징이 나열됐다. '꼰대'는 자신이 꼰대 같냐고 계속 물어본다고 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핫하다. 제목에 속아 유년 시절 향수에 빠지는 건 금물이다. 이 드라마는 매우 잔혹하다. 빚에 쫓긴 사람들이 서바이벌에 참가한다. 빚을 진 이유는 저마다 다양하다. 사실 그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들이 물러날 곳 없는 '절박한 을(乙)'이라는 사실이다. 456명이 456억 원을 걸고 경쟁한다. 룰은 단순하다. 6번의 게임을 거쳐 이기면 된다. 게임들은 우리가 흔히 아는 '골목놀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줄다리기·구슬놀이 등이다. 문제는 탈락자는 진짜 죽는다는 거다. 게임에 살아남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소원의 단골 주제는 '행복'이다. 나 역시 소원을 빌 때마다 '행복'을 말했다. 보름달·별똥별·분수·돌탑을 보며 비는 건 늘 똑같았다. "우리 가족, 행복하게 해주세요"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똑같았다. 그저 행복을 바라는 대상이 늘었을 뿐이다. 하지만 얼마 전, 술자리에서 충격을 받았다. 아무개 씨가 소주잔과 함께 던진 질문 때문이었다. "인간은 왜 행복해야 하는가?" 이 철학적이고도 고고한 질문은 나를 벙찌게 했다. 그렇다. 왜 행복해야 하나. 행복이 뭔가..☞정부에게 행복은 쉽다. 모든 정책에 행복을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카리스마'도 시대를 탄다. 평탄한 사회 속 부드러운 리더십은 빛이 난다. 하지만 어지러운 사회 속 부드러운 리더십은 독이 된다. 그저 답답함이 배가 될 뿐이다. 지친 사람들은 화끈함을 원한다. 달래주는 리더가 아닌 내지르는 리더를 필요로 한다. '위로'가 아닌 '퇴로'가 필요하다. 난세 속 영웅은 강해야 한다. 과감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 상황도 그렇다. 끝없는 불안에 갇혀있다. 누군가 펑 터트려주길 바란다. 병따개가 필요한 답답한 세태가 '탄산 정치인'을 낳는다. 현재 뜨는 정치인의 인기 비결은 여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물론 요리해서 먹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쉽지 않다. 만사가 귀찮을 때가 있다. 겨우 손가락 들 힘만 있을 때가 있다. 그럴 땐 배달앱을 누른다. 시키면 온다. 배달 예상 시간도 나온다. 시식평도 볼 수 있다. 없는 메뉴가 없다. 없는 나라가 없다. 마치 ‘세계요리 열전’을 보는 것 같다. 끌리는 대로 시키기만 하면 된다. 한식·중식·일식·야식·후식·주류 다 온다. 전단지를 모으고 배달 책자를 들여다보던 시절은 갔다. “거기 중국집이쥬?”라고 묻는 잘못된 전화도 사라졌다.☞핑계 같지만 코로나 때문이다.